경향신문(216)
-
[경향] 사회복지세를 이야기해보자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내일은 설날이다. 올해엔 밥상 주제로 세금도 오를 듯하다. 설날 ‘서민증세’ 성토장이 열릴 듯한데, 다르게 말해볼 순 없을까? 2014년도 세입 결과가 발표됐다. 법인세가 예상보다 줄고 근로소득세는 5000억원 늘자 언론은 “월급쟁이들만 쥐어짰다”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근로소득자들의 세금이 증가한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분통 터트릴 일은 아니다. 세목별 총액보다 중요한 건 계층별 부담액이다. 지난해 소득세제에 어떤 일이 벌어졌나? 연말정산 변화로 아이가 태어났거나 두 명 이상인 중간계층 가구에서 세금이 조금 늘었지만 전체적으로 고소득자일수록 세금을 훨씬 더 내고, 연봉 4000만원 미만 가구는 대체로 줄었다. 또한 38% 최고세율 구간이 3억원에서 ..
2015.02.18 -
[경향] 시민 주도 복지증세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새누리당 지도부마저 증세를 말한다. 얼마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시민들은 취약한 과세형평성과 부적절한 재정지출로 세금을 불신하고, 대기업은 경제활성화 논리로 증세에 맞서 왔다. 지혜로운 ‘증세정치’가 요청된다. 증세는 어느 세목을,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걷을까가 논점이다. 우선 세목은 간접세와 직접세로 구분된다. 최근 담뱃세가 인상됐고 정부 주변에서 부가가치세 인상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다. 하지만 한국 조세체계의 근본 문제는 직접세에 있다. 간접세 인상은 법인세·소득세 등 직접세를 보강한 후에 논의하는 게 적절하다. 시민들의 관심이 가장 큰 세목은 법인세다. 경제계는 한국의 법인세 세수가 2012년 국내총생산(GDP)의 3.7%로 경제협력개발기구..
2015.02.07 -
[경향] ‘저출산’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어린 시절에 봤던 표어 가운데 가장 재미있지만 끔찍했던 것이다. 최근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현재 3% 중반으로 추정되나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이르면 오는 2018년 이후에는 2%대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짜로 남성의 정관수술을 해주며 인구 폭발을 걱정하던 나라에서 어느새 애를 낳지 않아 경제성장이 멈출 거라고 걱정하는 나라로 바뀌었다. 겨우 한 세대만의 일이다. 그런데 아직 닥치지도 않은 미래가 우리 삶을 짓누르니 영 찜찜하다. 앞일을 모르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저출산 문제가 나올 때면 늘 ‘고령화’가 따라붙는다. 인구의 변동이라는 측면에서 같이 묶나 본데, 이게 참 야릇하다. 고령화 현상이 마치 아이를 적게..
2015.02.05 -
[경향] ‘보편복지’ 담론 넘어 의제로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새해 들어 주위에서 힘찬 포부를 듣기 어렵다. 복지 분야도 그렇다. 2012년엔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꿈을 꾸었다. 작년, 재작년은 박근혜 정부의 복지공약 역주행을 막자는 급한 과제가 있었다. 올해는 복지공약 구조조정도 마무리되었고 큰 선거도 없다. ‘2015년엔 이거다’라고 말할 게 안 보인다. 오히려 작년 하반기부터 박근혜 정부가 공세적이다. 이전에는 복지공약 후퇴 부담으로 수세적이었다면 공약 조정을 끝내자 ‘무상복지’ ‘공짜복지’ 딱지로 보편복지를 몰아붙인다. OECD 회원국 중 복지가 거의 꼴찌인 나라에서 말할 게 없을 리 없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못 살겠다 아우성치고 말문만 트이면 요구가 넘친다. 결국 보편복지가 사람들의 에너지를 모아낼 ..
2015.01.09 -
[경향] 용돈연금이라 놀리지 마라!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나는 국민연금이다. 요새 마음이 편치 않다. 이웃집 공무원연금 살림이 어려워졌다며 가계부를 전면 손볼 모양인데 공연히 우리 집으로 불똥이 날아왔다. 하향평준화란다. 내 키가 작으니 이건 그렇다 치자. 그런데 툭하면 나를 ‘용돈연금’으로 깔본다. 나와 닮아가는 게 ‘공적연금 포기’란다. 그럼 도대체 난 뭐란 말인가?그 용돈의 실체를 보자. 올해 약 290만명의 노인에게 달마다 평균 33만원씩 드린다. 이것만 보면 용돈이 맞다. 나는 1988년 태어났다. 은퇴 후 나를 받으려면 60세 이전까지 10년은 가입해야 하는데 당시 45세가 넘은 사람들은 이 기간을 채우기 어려워 최소 5년만 납부하면 수급권을 부여받았다. 내가 도시 지역까지 확대된 1999년에는 당시 50세..
2014.12.10 -
[알림] '줬다 뺏는 기초연금' 되찾기 2차 신문광고 모금!
내가만드는복지국가 회원, 지지자 여러분. ‘줬다 빼는 기초연금’ 되찾기, 2차 신문광고에 참여해 주세요~ 오는 11월 셋째 주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기초생활보장법 심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간주해 수급자 생계급여에서 삭감하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도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내가만드는복지국가를 비롯해 19개 노인, 복지, 빈곤 단체가 모인 '빈곤노인 기초연금' 보장을 위한 연대'는 국회서 이 문제가 꼭 해결될 수 있도록 회원, 지지하는 시민의 이름으로 신문 광고를 다시 한 번 내고자 합니다. 신문광고 모금에 참여해 주십시오. 광고비 1만원을 아래 계좌로 입금하시고 문자메세지나 전화로 참여 여부를 알려주시면 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하겠습니다. 모금 계좌 ; 국민은행 81..
2014.11.02 -
[경향] 거리의 간판에 한글이 숨쉬게 하자
_ 이건범 작가,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어려운 말 때문에 빚어질 차별을 막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쉬운 공공언어를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2013년 10월 초에 국무회의에서 쉬운 공공언어를 사용하자는 논의가 있고 나서 올 3월 44개 ‘정부부처청 대변인협의회’에서는 쉬운 공공언어 쓰기 결의대회를 열어 쉬운 공공언어가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바탕임을 밝혔다. 이에 정부부처의 보도자료 견본을 뽑아 꾸준히 평가하는 일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도 지난 6월 말에 국어사용조례를 제정하여 7월1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경기도의회에서도 지난주에 국어사용조례가 통과되었다. 지자체의 국어사용조례는 국어기본법에서 규정한 공문서의 한글 전용 표기 원칙뿐만 아니라 어떤 낱말을..
2014.10.11 -
사회복지사 388명의 1차 신문 광고
7월 9일 사회복지사 388명이 경향신문에 실은 광고입니다. ‘줬다 뺏는 기초연금’은 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 ‘소득인정액’ 범위에서 기초연금을 빼면 됩니다. 양육수당, 장애인연금처럼 기초연금을 생계급여와 별도로 지급하자는 요구입니다. 대통령의 결단이면 바로 가능합니다.
2014.08.09 -
[경향] 힘내라, 사회복지사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지난주 사회복지사들이 광화문 네거리에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초생활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을 지급한 후 다음 달 생계급여에서 같은 금액을 삭감하려는 정부를 비판하는 자리다. 모두 출근해야 하는 처지라 모인 시간은 오전 7시30분. 사회복지사 약 400명이 신문에 성명 광고도 실었고, 릴레이 물결이 지역으로 이어지고 있다. 27년 경력의 선배 참석자는 현장 사회복지사들이 자발적으로 ‘정치적’ 발언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한다. 복지 열풍이 뜨겁던 2011년, 어느 복지관에서 열린 사회복지사 간담회에서 나는 마음먹고 한마디 했다. 온 세상이 복지국가를 말하는데, 정작 복지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왜 적극 나서지 않느냐며..
2014.07.15 -
[경향] “많은 후보들 무주택자 대책 내놓지만 선거 뒤에 공약 실행은 절반도 안 해”
최창우 전국세입자협회 대표, 내만복 공동운영위원장.무주택자의 날 쓴소리 “이번 선거에도 많은 후보들이 무주택자를 위한 대책을 내놓는데, 실행은 반도 안 할 겁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만난 전국세입자협회 최창우 대표(57·사진)는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이날 주거권 운동과 관련된 12개 시민단체와 함께 ‘무주택자의 날’ 행사를 열었다. ‘무주택자의 날’은 1992년 세입자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시작된 뒤 올해로 23번째를 맞고 있다. 최 대표는 선거철마다 주거 문제와 관련된 정책이 수없이 제시됐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여당도 2012년 총선 일주일 전 공공임대주택 120만호 공약을 했지만, 대서특필만 되고 아무것도 안 했다”며 “선거철마다 이..
2014.06.02 -
[경향] 복지운동 시즌2
_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지방선거가 일주일 남았다. 무상급식 공약이 판을 가르던 지난 지방선거와 달리 이번엔 그만한 의제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기초연금법 통과로 박근혜 정부에서 논란을 거듭했던 여러 복지 쟁점들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정부에는 예산에 맞춘 복지공약 ‘정비’이고 국민들에겐 약속을 어긴 ‘후퇴 혹은 사기’이다. 복지운동의 입장에선, 무상급식으로 촉발되었던 복지 바람이 한 순환을 마무리하는 것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즌2를 준비하며 지난 시기 성과와 한계를 되돌아본다. 나는 지난 복지운동의 가장 소중한 성과로 시민들의 복지 인식을 꼽는다. 과거에 복지는 가난한 사람에게만 제공되는 ‘시혜’였다. 복지는 인권, 민주주의처럼 시민 모두가 누려야 하는 ‘권리’가 아니라 어려운 사람..
2014.05.28 -
[경향]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기초연금 좌충우돌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생각을 따라가기 힘들다. 갑자기 정부 기초연금안을 관철시키려 힘쓰니 말이다. 최근 새정치연합은 국회 본회의가 열릴 때마다 정부안 수용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번엔 당내 반대 의원들을 피해가기 위해 여론조사까지 벌인다. 창당 근거였던 기초후보 공천도 그러하더니 새정치가 고작 여론조사 정치냐는 비아냥까지 자초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령화 시대 국정운영의 핵심 과제인 연금개혁을 이리도 졸속으로 결정하려는 과감성이 놀랍다. 후세대 몫까지 정하는 일이기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오랫동안 숙의를 거듭해야 하는 게 연금개혁이다. 스웨덴은 1984년 연금개혁위원회를 발족하고 15년을 논의한 끝에 1999년 연금개혁을 마무리했다. 그래야 처음에는 입장 차..
201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