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많은 후보들 무주택자 대책 내놓지만 선거 뒤에 공약 실행은 절반도 안 해”

2014. 6. 2. 18:11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언론 기고

최창우 전국세입자협회 대표, 내만복 공동운영위원장.무주택자의 날 쓴소리

“이번 선거에도 많은 후보들이 무주택자를 위한 대책을 내놓는데, 실행은 반도 안 할 겁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만난 전국세입자협회 최창우 대표(57·사진)는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이날 주거권 운동과 관련된 12개 시민단체와 함께 ‘무주택자의 날’ 행사를 열었다. ‘무주택자의 날’은 1992년 세입자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시작된 뒤 올해로 23번째를 맞고 있다.

 

최 대표는 선거철마다 주거 문제와 관련된 정책이 수없이 제시됐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여당도 2012년 총선 일주일 전 공공임대주택 120만호 공약을 했지만, 대서특필만 되고 아무것도 안 했다”며 “선거철마다 이런 모습은 거듭되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세입자들을 잠시 활용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정부는 보증금 인상 평균이 한 해 10%라고 하지만, 이걸 단순히 평균 논리로 이야기하면 안될 것”이라며 “나와 내 주변 사람들 중에서도 50% 이상 급등한 사례가 많다. 나 역시 일부를 빚내서 충당했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가려 해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세입자들 스스로의 주거복지에 대한 정당한 요구, 즉 권리의식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의 저소득층 세입자는 약 230만명. 하지만 아쉽게도 이날 행사에서 세입자 당사자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아직까지 많은 세입자들이 주거를 개인의 경제적 문제, 본인의 능력 탓으로 돌리며 집단활동을 주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주택자의 날’ 행사도 세입자들의 권리의식 증진, 주거복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세입자들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고교 학생들에게 임대보증금 등 경제적 생존에 필요한 문제들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고교생들은 당장 대학에 들어가면 소재 대학에 따라 자신도 세입자가 될 수 있는데, 이들을 위한 교육은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