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언론 기고(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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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아무리 아파도 백만원만 내는 나라
늘 병원비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안타깝다. 아픈 것도 힘든데 막대한 병원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환자와 가족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정들었던 집까지 팔고 또 누구는 아예 치료를 포기한다.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이 있음에도 벌어지는 일이다. 이러니 민간의료보험이 필수가 되어버렸다. 한국의료패널조사에 의하면, 100가구당 81가구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있고, 가구당 보험개수는 5.2개, 평균보험료는 월 32만원이다. 민간의료보험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전액 내며, 아픈 정도보다는 보험료 수준에 맞춰 보장해주고,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를 조장한다. 병원비가 시장상품으로 다루어질 때 생기는 가계부담, 형평성, 지출 낭비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제도이다. 그럼에도 시민의 입장에서는 아팠을 때 가계 파탄에 대비..
2022.01.06 -
[정동칼럼] 약이 있어도 치료 못 받는 사람들
“돈이 없으면, 돈을 마련할 시간이 부족하면 죽어야 하는 게 의료 강국이라는 이 나라의 현실인가요? 정책을 결정하는 윗분들이 킴리아 건강보험 등재를 고민하며 한 달 한 달 평가를 미룰 동안 약이 필요한 아이들은 한 달 한 달 독한 항암제를 들이부으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킴리아 치료를 기다리다 끝내 아들을 품에서 떠나보낸 은찬이 엄마가 지난 10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이다. ‘킴리아’, 근래 기적의 암치료제로 불리는 신약이다. 기존의 항암제와 달리 환자 개인 맞춤 치료제이다. 환자 혈액에서 뽑아낸 면역세포를 환자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배양한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한다. 이제 환자 암세포를 인지하는 유전자 정보가 입혀진 면역세포는 마치 유도탄처럼 암세포를 찾아 공격한다. 킴리아는 말기 급성림프구성백혈병..
2021.12.10 -
[경향] 화천대유를 만났다
간밤에 대장동 꿈을 꾸었다. 요 며칠 공모지침서, 주주협약 등 당시 자료들과 씨름한 탓이다. 처음엔 ‘단군 이래 최대 공익사업’으로 여겼으나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대장동에 눈독을 들여온 민간사업자와 여기에 맞서야 할 성남시 사이 줄다리기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남시를 대표했던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대행은 민간사업자와 결탁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다. 이러면 대장동은 거꾸로 성남시가 민간사업자를 도와주고 공익을 훼손한 사건으로 바뀔 수 있다. 이 생각, 저 생각 대장동 길을 헤매다 놀랍게도 화천대유를 만났다. 어찌된 영문인지 우리는 잘 아는 사이였고 그는 무척 힘들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그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이게 그냥 꿈이기를 바란다. 나는 화천대유이다. 오랫동..
2021.10.28 -
[경향] 기본소득과 음소득세, 논쟁하라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었다. 이재명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실제로 공약이 시행되면 지구상에서 국민 모두에게 지급되는 기본소득이 처음 선보이게 된다. 언론에 외국의 기본소득 사례들이 수없이 소개되지 않았는가? 아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사례들은 거의가 저소득층 대상의 실험이다. 핀란드 기본소득은 실업부조 수급자가 대상이고,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기본소득 대상도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자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보장 혁신안이지만 일을 해서 소득이 생겨도 기존 현금급여를 계속 지급한다는 의미에서 기본소득이라고 불렀을 뿐이다. 브라질,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사례 역시 하위계층 대상 생활지원금이다. 다만 모든 주..
2021.10.14 -
[시사인] 주치의 제도, 2022 대선 공약에서 볼 수 있기를
비효율적인 의료서비스 문제는 주치의 제도 도입으로 풀 수 있다. 오래전부터 발전시켜온 제도이고, 한국 정치권도 화답하기 시작했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긴장하는 나이가 되었다. 몇 해 전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만성질환자로 등록했고 올해 또 항목을 추가했다. 병을 알려주는 건강검진이 반가울 리 없지만 사실 고맙기도 하다. 1년에 한 번씩은 잊지 않고 나의 건강에 관심을 가져주고 더 커지기 전에 질환을 알려주니 말이다. 그런데 딱 검진뿐이다. 결과를 받은 이후는 모두 내 몫이다.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 혹시 중증질환이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수소문해야 한다. 우선 인터넷을 뒤지지만 수많은 정보 앞에서 머리는 더 혼란스러워진다. 이럴 때 오랫동안 내 건강을 살펴온 의사가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챙겨주면 얼..
2021.09.02 -
[오마이뉴스] 한국 경제 한 단계 도약을 위하여, 이재용 사면 불가
[연속 기고-이재용 사면을 반대한다] 그래야 삼성도, 한국 경제도 경쟁력 갖출 것 홍순탁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 정재계를 중심으로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면'론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재용 사면에 반대하는 각계 사람들이 다양한 관점으로 이재용 사면과 가석방이 타당하지 않은 이유를 짚어봅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코로나19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갑자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가정해 보자. 회사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김 부장, 이 과장이 갑자기 출근하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아마도 대부분의 평범한 직장인들은, 자기가 맡은 일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조치를 모두 취할 것이다. 본인이 하던 일은 최대한 정리해서 다른 직원에게 넘기고, 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누군가에게 권한을 ..
2021.07.24 -
[경향] 부가세를 누진적 복지목적세로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세계적으로 증세 논의가 활발하다. 시장만능주의가 야기한 양극화와 코로나19 재난에 대응하는 노력의 하나이다.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 국회에서 심의하는 추경안을 보더라도 올해 관리재정수지가 126조원, GDP 6.2%로 공공재정의 역할이 계속 커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증세 제안을 찾기 어렵다. 올해 초과세입을 감안해도 조세부담률은 GDP 20% 수준에 그친다. OECD 회원국 평균에서 약 5%포인트, 금액으로 약 100조원이 부족하다. 당장은 국채에 의존한다 해도 지속 가능한 재원으로 세입 확충은 꼭 준비해야 할 일이다. 왜 증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우리나라 조세 지형의 변화를 살펴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정치권의 증세 초점은 최고세율이..
2021.07.24 -
[경향] 더불어부동산
안녕하세요? 집부자님들의 든든한 벗, ‘더불어부동산’입니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에서 땀 흘리지 않고 돈을 버는 최고의 수단은 부동산입니다. 여러분의 동반자, 정부 정책까지 손에 쥐고 있는 국내 최고 부동산기획사, 더불어부동산을 소개합니다. 우선 지난 성과를 알려드립니다. 최대 경쟁사인 ‘국민의부동산’이 노골적으로 부자마케팅을 벌여왔지만 실속을 챙기는 건 저희 회사입니다. 알려져 있듯이, 저희는 밖으로는 서민 주거 안정을 표방합니다. 지금까지 부동산시장이 불안하다며 외부에 제안한 대책만 26번입니다. 사람들이 서민 주거를 위한 회사로 여기는 이유이지요. 하지만 정작 저희가 한 일은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겁니다. 단어 그대로 폭등, 대박입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을 볼까요. 국민의부동산이 ‘명박부동산’ 간판으로..
2021.06.24 -
[경향] ‘무주택자의날’이 온다
정치권이 부동산 세금 인하 경쟁에 나섰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세금 부담이 커졌다는 민원에 대한 호응이다. 올해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평균 19% 올랐으니 당연히 보유세도 늘어난다. 왜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을까? 시가 대비 공시가격 수준을 가리키는 현실화율은 올해 70.2%로 작년 69%에 비해 1.2%포인트 인상되었을 뿐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정책적 인상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결국 집값이 폭등해 발생한 일이다. 자산 가격이 올랐는데도 세금은 회피하겠다는 부당한 민원과 정치권의 부정의한 호응이 짝을 이룬 부동산 기득권 합작이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이 의견을 모았다고 알려진, 공시가격 6억~9억원 구간 재산세를 보자.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시가 10억원(공시가격 7억원)이던 아파트가 13억..
2021.05.27 -
[시사인] 자신이 집 없는 사람이라면 ‘토지공개념’을 주장하자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토지초과이득세를 부과하자. 유휴 토지에 매기는 세금이다. 보유세를 강화하자. 부동산을 가졌다면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집 한 채 갖는 게 최고의 안전망이다. 지난 역사에서 확인되듯이 집값이 떨어질 리는 없다. 예전에도 가끔 부동산이 폭락할 거라는 예견이 돌아다녔으나 공연한 위협에 불과했다.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도 든든한 원군이다. ‘빚내서 집 사라’는 박근혜 정부를 그토록 비판하더니만 대출을 늘려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단다. 돈을 더 빌려주겠다는 제안은 결코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증과 다름없다. 집값이 내렸을 때 자신에게 되돌아올 부메랑을 생각해 집값 하락만은 허용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사람마다 집을 사자 달려..
2021.05.16 -
[한겨레21] 오세훈, 무상급식 논란 지우고 복지 시장 거듭나려면
오세훈, 무상급식 논란 지우고 복지 시장 거듭나려면 서울시 복지예산 10년 새 3배 늘어나 ‘청춘이 밥 먹여준다’더니 청년참여기구 예산 삭감 예고 기현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만에 복귀했다. 스피드 주택, 교통, 지역균형 개발 등 하드웨어 중심의 공약을 제외하면 1인가구 지원 대책, 청년정책 정도가 소프트웨어로 제시한 공약이라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공약을 포함한 복지 분야 공약은 10년 전 서울시 복지 브랜드였던 ‘그물망 복지’를 다시 소환해 ‘그물망 복지 시즌2’로 종합했다. 2011년 무상급식을 막는 것에 정치생명을 걸고 서울시장에서 퇴진했던 그가 다시 서울시로 복귀해 10년 전 브랜드를 사용한다니 혹여나 그때 논란이 재점화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부족한 돌봄·저소..
2021.05.14 -
[경향] 21세기 부동산 봉건사회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 동네에서 몇 년째 텃밭을 가꾸고 있다. 새싹과 이파리들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 이렇게 조그만 공간에서도 생명을 무성하게 키우는 땅이 참으로 위대하고, 잠시나마 일상에서 나오게 해주는 텃밭이 무척 고맙다. 지난 주말에도 텃밭에 앉아 땅을 예찬하다 문득 조선시대 어느 농민을 생각했다. 봄날의 찬란함은 오늘과 같았지만 그는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나에게도 땅이 있었으면….’ 매일 땀 흘려 일하건만 생산물의 상당을 지주에게 바쳐야 하는 세상에 대한 탄식이다. 그에게 땅은 고역과 착취의 전장이었다. 아마 요즘 부동산 사태 때문에 든 생각이었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인생을 가르는 신분제도 사라지고 헌법에 경자유전도 명시되어 있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에 억눌려 살고 ..
2021.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