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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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갈팡질팡 기초연금안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나는 기초연금이다. 문을 닫는 3월 홀수 달임에도 나 때문에 국회가 열리고 있다. 어르신에게 하루가 급하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요구 덕분이다.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 집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우리도 어젯밤에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지금 국회에서 쟁점은 국민연금 연계에 따른 감액 지급이다.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하라고 독려해놓고 이제 와서 가입기간만큼 감액하겠다니 황당한 일이다. 어젯밤 집안사람들이 급히 모인 것은 다른 이유에서다.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물가 연동’의 위험성을 성토하는 자리였다. 차라리 우리 성을 갈자는 탄식까지 나왔다. 2007년에 태어난 나는 소득 연동이라는 유전자를 부여받았다.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A값)에 맞추어 매년 자란다..
2014.03.13 -
[경향] 기초연금안에 숨겨진 독약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2월 국회에서 기초연금이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월까지 기초연금법안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7월부터 20만원을 지급하는 게 어려워진다며 오히려 공세를 편다. 국회에 기초연금 여·야·정협의체가 구성되었는데, 지급대상 논의는 노인의 70~80%로 모아지고 있어, 쟁점은 국민연금 연계 차등지급이냐 별도 균등지급이냐로 집중되고 있다. 나는 보편주의 기초연금을 지지한다. 재정이 더 들더라도 부자 노인에게도 동일하게 제공하고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을 세금으로 기여하도록 하는 게 복지와 재정의 선순환이다. 그런데 차등지급 쟁점과 함께 정부안에는 기초연금 설계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대한 독소조항이 담겨 있다. 새누리당의 일정 압박에 쫓긴 탓인지 민주당조차 ..
2014.02.19 -
[경향] 복지재정, 이젠 지역 주민이 나서야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의 빈약한 복지를 한탄한다. 늦은 밤까지 폐지를 줍는 어르신을 만나거나 생활고에 목숨을 끊은 집안 가장의 소식을 들을 때면 이게 ‘사람 사는 나라가 맞느냐’는 분노가 일어난다. 아직도 곳곳이 복지 사각지대이다. 그래도 근래 복지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이나 노인이 없는 집은 그다지 느끼지 못하지만 급식, 보육, 기초노령연금 등에서 의미있는 ‘복지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웃에 사는 엄마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무상보육의 혜택을 강조한다. 집에서 돌봐도 20만원까지 양육수당을 받는다. 복지공약 위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기초연금 역시 내년 7월에는 대다수 노인에게 20만원씩 제공될 예정이다. 공약 후퇴 논란으로 동네북이 되었지..
2013.11.22 -
[경향] 박근혜·기초연금 파혼기
오건호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나는 기초연금이다. 거의 1년 전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서 청혼 꽃다발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다. 11월5일,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합의문을 발표하기 바로 전날이다. 대한노인회 어른들에게 인사를 올려야 한다며 채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나를 이끌고 갔다. 사실 우린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약혼을 한 상태였다. 곧바로 결혼까지 하려 했으나 부모님의 허락을 얻지 못했다. 5년을 더 지켜보겠다는 말씀을 들어야 했다. 그럭저럭 잘 지내온 편이다. 그런데 지난해 총선을 준비하면서 그가 나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그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진두지휘한 새누리당 총선공약에서도 나는 없었다. 우리 집안 어른들의 실망도 무척 컸다. 하지만 감수하기로 했다. 그는 지킬 수..
2013.10.18 -
[경향, 정동칼럼] 복지체험
오건호 |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내일이 추석이다. 우리나라 명절 자리에선 정치 이야기가 단골 메뉴다. 정치를 신뢰하지 않지만 세상이 바뀌길 바라는 심정 때문이리라. 국정원, 내란음모, 검찰총장 등이 술상 위로 오르겠지만 복지 이야기도 오고 가면 좋겠다. 당장 무상보육 비용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줄다리기를 벌이고, 경기도에선 내년 무상급식 예산을 두고 김문수 도지사와 김상곤 교육감이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대표선수로 나섰을 뿐 모든 지자체에서 사정은 비슷하다. 어떻게 예산 비중을 조정하든 필요한 돈은 결국 시민과 기업의 몫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시민들에게 세금 주제를 꺼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세금 정의가 제대로 서지 못한 게 주요 이유이..
2013.09.18 -
[경향] 건보료를 올려라, 가입자 단체여!
[정동칼럼]건보료를 올려라, 가입자 단체여! 오건호 |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 우리를 억누르는 민생고 중 빠지지 않는 게 병원비다. 이것만 없어도 노후 걱정의 절반은 사라질 듯하다. 병원비로 인한 아픈 사연을 수없이 듣고, 민간의료보험 광고를 곳곳에서 보며 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이 중병에 대비하기에 허약한 탓이다. 병원비 문제는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해 해법도 어려워 보인다. 우선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부족해 비급여 진료가 방치되고 있다. 희귀난치성질환, MRI 등 의학적으로 필요한 진료임에도 돈이 모자라 급여 적용을 못해준다. 행위별 수가제라는 진료비 산정방식도 문제다. 진찰, 검사, 주사 등 세부 의료 행위마다 가격을 지불하는 까닭에 과잉진료를 유도한다. 공공병원도 10%에 불과하다. 의료기관 절..
2013.06.27 -
[경향] 내 건보료를 더 내게 해달라!
[정동칼럼]내 건보료를 더 내게 해달라! 오건호 |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 내가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지난 대통령선거 복지 공약에서 그나마 논쟁을 벌인 주제가 병원비 해결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4대질환 국가책임으로 모든 병원비가 해결되는지’, 박근혜 후보는 ‘100만원 상한제를 실시할 재정이 있는지’를 상대 후보에게 물었다. 그만큼 병원비가 중요한 관심사였고, 국민건강보험은 재정이 부족한 상태이다. 국민의 병원비 걱정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방안은 없을까? 현재 국민건강보험 재정은 가입자, 기업, 정부 세 주체가 분담한다. 가입자의 보험료가 정해지면 사용자가 동일한 금액을 내고 이어 정부가 전체 보험료 수입의 20%를 지원한다. 가입자의 보험료에 따라 기업, 정부 몫이 자동으로 정해지므로..
2013.05.30 -
[경향] 노동절, 민주노총에 보내는 고언
[정동칼럼]노동절, 민주노총에 보내는 고언 오건호 |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오늘은 노동절이다. 노동자에게 생일 같은 날이다. 자본주의 발자취는 인권을 유린당해온 노동자의 역사이기도 했다. 초기 시장경제는 노동자들을 죽을 지경까지 쥐어짠다는 의미에서 ‘악마의 맷돌’이었다. 그만큼 지금 우리 헌법에 담긴 노동권은 노동자들의 저항과 희생이 만든 귀중한 자산이다. 여기에는 엄혹한 시절 민주노조운동을 개척해 온 민주노총 몫도 있다. 그런데 현실은 생일 덕담만을 주고받기엔 갑갑하다. 민주노총이라는 조직 자원을 가진 상당수 중심 노동자들은 종종 자신만을 챙기는 ‘이익집단’으로 간주된다. 민주노총은 6개월째 위원장조차 뽑지 못하는 내홍을 겪고 있다. 조직의 생동감을 불어넣는 데..
2013.05.03 -
[정동칼럼]복지 있는 노동이 강하다
[정동칼럼]복지 있는 노동이 강하다 오건호 |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박근혜표 복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복지공약을 수정하고 축소한 결과다. 4대 중증질환을 앓는 가족들이 절망하고, 기초연금 20만원을 기대하던 어르신들이 탄식한다. 저임금 노동자가 내야 하는 사회보험료를 정부가 전액 지원하겠다던 약속도 사라져 버렸다. 정말 재정 여건이 어렵다면 국민에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하건만 애초 약속한 적이 없다니, ‘국민행복’ 시대라면서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본다. 그래도 나는 박근혜 정부에서 복지가 늘어나리라 기대한다. 지난 100일 국정운영에 실망하고, ‘한국형 복지국가’ 공약이 변질되는 것을 보면서도 그렇다. 박 대통령이 거듭 ..
2013.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