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모임] 이수연과 협동의 경제학

2013. 11. 17. 22:17내만복 교육(아카이빙용)

지난 11월 11일 복지국가 연구모임, ‘협동의 경제학’ 공동저자 이수연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소’ 연구원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협동의 경제학은 주류경제학에서 가정하고 있는 이기적 인간에 대해 “인간은 이기적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주류경제학에서는 인간은 이기적이며 인간의 목적은 물질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정은 현실에 과도하게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행동경제학, 정치학, 생물학 등 다양한 이론에서 이 가정에 대한 반기를 들며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만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7p의 최후통첩게임은 이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실제 연구모임 회원 중 오건호 공동위원장과 유동호 회원은 최후통첩게임의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최후통첩게임의 결과(자세한 내용은 협동의 경제학 37~38p참고)를 통해 얻은 결과는 인간이 타인을 고려한 선택을 한다는 것과,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응징을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물질적 이익에만 반응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에서 ‘상호성’의 원리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상호성이란 타인의 행동에 따라 나의 행동도 결정되는 원리를 말합니다. 타인이 내게 잘하면 나도 잘하고 타인이 내게 잘못하면 나도 잘못한다는 것입니다. 주류경제학에서는 이기적 인간상을 상정하기에, 예를 들어 기부와 같이 경제적으로 손해를 봄에도 불구하고 선행을 하는 것은 어리석고 바보 같은 행동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이기적으로 행동해 왔습니다. 

 

이기적 인간에게 경제활동이란 시장에서의 교환뿐이지만, 상호적 인간에게 경제활동은 협동하고 신뢰하는 경제를 가능하게 합니다.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등이 이에 해당하는 경제라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공공경제, 생태경제 등도 이기적 인간을 상정하면 불가능해 보일 수 있으나 상호적 인간을 상정하면 가능한 것들입니다.

 

상호적 인간을 상정할 때 가능한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적 딜레마란 개인이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사회전체에 해가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할 수 있으나 주류경제학에서는 다르게 봅니다. 아담스미스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개인의 이기적은 행동은 가장 효율적인 지점을 찾게 되기에 굳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경제활동을 해도 사회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주류경제학에서의 이러한 가정은 나 혼자만 잘하면 된다는 무한 경쟁체제로 사람들을 몰고 갑니다. 사회적 딜레마를 79p의 죄수의 딜레마라는 게임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항상 배반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러나 87p의 사슴사냥게임은 상대의 행동에 따라 배반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죄수의 딜레마의 상황을 사슴사냥게임의 상황으로 바꿔주면 협동이 가능한 사회체계를 만들어주면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이기적 선택을 했던 사람들도 상호적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상호적 행동을 하려면 협동이 가능한 물리적 제도, 도덕적 규범, 네트워크라는 세 가지의 조건이 필요합니다. 이기적 인간은 물질적인 것에만 반응하기에 이기적 인간에 대한 제도는 벌금과 보상금과 같은 물질적인 것으로 구성해도 무관합니다. 그러나 상호적 인간은 물질적인 것에만 반응하지 않기에 물리적 제도를 잘못 설계하면 도덕적 가치를 오히려 상쇄할 수 있습니다. 신뢰와 협동을 조장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잘 짜인 제도가 중요한데 상호적 인간에 대한 제도는 절대 도덕 감정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에서 경제적인 제도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기에 책임의식이나 참여의식과 같은 도덕적·가치적 요소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 어느 날보다 활기차던 강의가 끝나고. 연구모임이 있던 날 생일을 맞은 윤영주(사회복지사) 회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며 축하하는 자리도 가졌습니다. 생일 축하에 빠질 수 없는 맥주도 한잔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뒤풀이 자리에서도 회원들은 최후통첩게임 중 유동호 회원에게 “나 박사야.”라고 외치던 오 공동위원장 말을 떠올리며 즐겁게 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_ 글 유진선 (복지국가 연구모임 총무, 가톨릭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