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6. 17:28ㆍ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언론 기고
우리가 알아야할 보험이야기(3)
기획시리즈 2에서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암보험 상품의 예를 들어, 평생 지불해야하는 보험료가 얼마인지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암에 걸리면 5천만원씩 지급해주는데도 가입연령에 따라, 혹은 갱신시마다 보험료가 급격히 증가하는 걸까.
연령에 따른 암보험료를 다시 살펴보자. 암보험금으로 5천만원을 지급해준다고 할때, 30세에 가입하는 남성은 월 10,500원이면 충분한다. 그런데, 10년후 갱신할때마다 2배이상씩 올라 70대에는 무려 20만원이 넘는다. 30세와 70세의 암보험료는 보험금이 동일한데도 남성의 보험료는 무려 20배, 여성은 8배나 차이가 난다.
왜 이렇게 보험료가 올라갈까? 그것은 연령별로 암발생률이 차이가 크게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는 연령별로 남성과 여성의 암발생율을 그린 그래프다. 암발생율은 젊었을 때는 매우 낮다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급격하게 상승한다. 얼추 보더라도 대부분의 암은 60세 이후에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보통 평생 암발생율이 38%(남성)라고 할 때의 의미는 평균정도의 수명까지 생존할 때 암에 걸릴 확률이다. 그렇다면, 연령대별로 암에 걸릴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즉, 어느 연령대에서 암에 걸릴 확률이 가장 높을까. 이것 역시 알 수 있다.
연령대 별로 암발생율을 보면 아래 표와 같다. 평생 암발생율을 10년씩 연령대별로 발생율을 나타낸 것이다.
위 표는 각 연령대별로 암발생율을 나타낸다. 따라서, 9세까지 암발생율은 0.2%라는 것이며, 19세까지의 암발생율은 0.39%(=0.20+0.19), 29세까지는 0.78%(=0.2+0.19+0.39), 39세까지는 1.91%(=0.2+0.19+0.39+1.13)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49세까지는 4.71%, 59세까지는 11.47%, 69세까지는 24.47%, 79세까지는 45.97%라는 거다.
이렇듯 암발생율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급격히 증가한다. 평생암발생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는 연령이다. 연령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암발생률은 올라간다. 따라서, 현재 평균수명인 77세(남성)까지 암발생율이 38%이지만, 향후 평균수명이 더 늘어나게 되면, 평생 암발생율도 더 늘어난다.
연령대별 암발생율은 암보험료에 그대로 반영된다. 30대(30~39세)동안의 암발생율은 1.13%에 불과하지만, 70대(70~79세)는 21.51%로 급격히 증가한다. 대략 20배차이다. 플러스암보험(갱신형)의 30세 암보험료(10,500원)와 70대의 암보험료(209,250원)를 보면 정확히 20배 정도 차이가 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0대의 암보험료가 70세의 20분의 1정도밖에 안되는 이유는 보험사가 인심이 후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암발생율이 낮기 때문이다. 연령이 증가할때마다 암발생율이 올라가므로, 갱신보험료도 올라가는 거다. 이런 이치를 알면, 보험사는 보통 갱신형 보험을 설명할 때, ‘갱신시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습니다’라는 설명이 잘못된 표현임을 알 수 있다. 마치 ‘인상될 수’ 있다는 표현은 보험료 인상이 안될 수도 있으며, 보험료가 인상되더라도 많이 오르지는 않을 거다라는 기대를 심어주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암보험, 암종에 따라 보험금을 달리한 속셈
한편, 보험사는 암이라고해서 모든 암에 대해 똑같은 보장을 해주는 것은 아니다. 기획시리즈 2에서는 암에 걸리면 모두 똑같이 5천만원의 보험금을 지출한다고 생각하고 가정하였다. 그래야 계산이 간편하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보험상품을 좀더 뜯어보면, 암이라고 모든 암에 똑같은 보장을 해주는 것은 아니다.
라이나생명의 플러스암보험(갱신형)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모든 암에 대해서 5천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암종에 따라 보험금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5천만원이 아니라, 그것의 20%인 1천만원만 지급해준다. 갑상선암과 피부암은 10%인 5백만원만을 지급한다.
보험회사는 왜 이렇게 보험금을 차등화한 것일까. 여기에는 보험사의 전략이 숨어 있다. 여성에서 발생하는 암의 경우, 유방암과 갑상선암은 발생율이 매우 높은 암이다. 여성 전체 암중에서 갑상선암은 31.1%, 유방암은 14.8%나 된다. 둘이 합치면, 여성 전체암의 45.9%로 절반가까이나 된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암에 걸릴 확률이 가장 높은 상위 2개 암에 대해서는 보장률을 대폭 낮춰 놓은 셈이다. 반면, 남성에서 전립선암은 전체 암의 8.1%를 차지한다. 여성보다는 그 비중이 크진 않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다른 함정이 숨어 있다. 보험사들이 암보험금에 차별을 두고 있는 갑상선암, 유방암, 전립선암은 최근 그 발생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암들이라는 거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여성에서 발생율이 우상향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암이 있는데 바로 갑상선암과 유방암이다.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남성에서 전립선암과 갑상선암 역시 아직은 비중이 크지 않지만, 증가추세가 확연한 암종이다. 미국에서 암발생율을 보면, 남성의 경우, 전립선암이 1위다. 우리나라 역시 그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렇듯 향후 보험금지급이 증가할 수 있는 암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적게 책정함으로써, 만일의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내용은 최근 판매되고 있는 암보험상품들은 보험사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하다. 암보험의 보장내용이 이렇게 바뀐 것은 그리 얼마되진 않는다. 예로, 2007년 이전에 판매된 상품은 보통 암의 종류에 따라 보험금에 차등을 두진 않았었다. 암의 종류에 따른 차등은 2007년 이후에 판매된 암상품에서 드러나는 특징이다.
김종명 _ 정의당 건강정치위원회 정책교육팀장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건강보험하나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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