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번 건정심 결정으로 내년에도 국민의 의료비 고통은 지속돼

2013. 6. 19. 17:06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주장과 논평

이번 건정심 결정으로 내년에도 국민의 의료비 고통은 지속돼

‘건정심’에 참여한 공급자단체, 가입자 단체와 국가는 국민 의료비 불안 방치한 책임져야

 

 

어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은 내년도 건강보험의 보장성과 건강보험료율을 결정했다.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내년도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는 거의 없다. 건강보험료인상도 1.7%에 그쳤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이하 ‘내만복’)는 이와 같은 건정심의 결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내만복, 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 등 4단체는 정확히 1주일 전 보건복지부 앞에서 ‘3대 비급여를 포함한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해결하자’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의료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모든 국민의 매우 절실한 요구임을 밝히고 건정심이 국민건강 보험 재정을 대폭 확충하여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병원비 문제를 해결 하는 결정을 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4대 중증질환 병원비 100% 보장’ 공약을 즉시 이행할 것을 박근혜 정부에게 촉구했다.

그런데 매우 실망스럽게도 건정심의 결정은 국민적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다. 이번 건정심 결정의 의미를 우리는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첫째, 이번 건정심의 결정으로 박근혜 정부는 4대중증질환의 보장 확대에 대한 자신의 공약을 완전히 져버렸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대선 4대중증질환 100% 국가책임을 공약했다 당선 후 자신의 공약을 뒤짚었다. 3대비급여를 제외시켰고, 매년 1조 5천억을 투입할 것이라는 계획도 이번 공약가계부에 따르면 5년간 2.1조원으로 대폭 축소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내년부터 자신의 공약을 이행할 계획을 제출해 하는데도 아무런 계획조차 내오지 못하였다. 인수위 때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는 자신의 임기동안 ‘건강보험보장성 확대계획’을 전혀 내오지 않고 있다.

 

둘째, 건정심의 결정은 박근혜 정부기간 내내 국민들이 의료비 불안이라는 고통을 계속 안고 살라는 것과 다름없다.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률로 인한 국민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의료비부담은 가계파탄의 3대 원인중 하나다. 이런 고통이 박근혜 정부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이 국민의 건강을 지켜주고 가계 부담을 제대로 덜어주지 못하면 가계파탄의 위험이 지속되고 민간의료보험 지출이 늘어나 오히려 전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미 우리 국민들은 건강보험료의 2배에 이르는 보험료를 민간보험사에 지불하고 있다. 우리는 건강보험료를 30%정도 인상하면 연간 의료비 100만원상한제 등 모든 병원비를 건강보험으로 해결하는데 충분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렇게 되면 가계파탄의 위험이 사라질뿐 아니라, 민간의료보험을 따로 가입할 필요가 없게 된다. 건강보험료 인상이 오히려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이번 건정심의 결정은 가계파탄의 위험은 그대로 둔 채 불필요한 민간의료보험 지출만을 늘려 국민의 의료비 부담만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셋째, 사회적 합의기구인 건정심의 결정과정의 불투명성이다. 건강보험의 보장성과 그에 필요한 재원은 국회가 아닌 사회적 합의의 형식을 띈 ‘건정심’이다. 건정심은 가입자단체, 의료공급자단체, 공익대표가 논의하여 결정하는 구조다. 하지만, 건정심의 논의내용이 투명하지 못한 채 사후 결정된 내용만이 보도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 국민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의료공약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에서 알 수 있듯 이번 건정심에 대한 국민적 관심 또한 컸다. 하지만 이번 건정심은 사회적 합의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논의 내용을 투명하게 알 수 없었다. 건정심의 논의가 형식적인 틀이 아닌 국민들의 실질적인 의견을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건정심의 결정이 매우 실망스럽다. 박근혜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건정심에 참여한 가입자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언제까지 제 역할을 못하는 건강보험을 이대로 놔둘 작정인가. 국민이 처한 의료 현실을 똑바로 보아라! 병원비 불안으로 가계가 파탄나 쓰러져 가는 국민들을 본다면 건강보험을 대폭 강화하는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 내년 건정심에서는 획기적인 보장성 방안이 논의되길 기대한다. <끝>

 

2013년 6월 19일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