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3. 14:23ㆍ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주장과 논평
적절한 주거에 대한 권리는 인권이며, 사람은 자신의 집이나 땅에서 부당하게 퇴거당하지 않도록 법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 선언은 매일 실패하고 있다. 1988년 상계동 철거민으로부터 2009년 용산 망루의 “여기 사람이 있다”는 외침, 2018년 종로 국일고시원에서 일어난 7명의 화재 사망까지. 주거권을 보장하지 않는 사회의 가장 끝자리에서 가난한 이들, 쫓겨난 이들의 삶은 파괴되었다.
우리는 어쩌다 이 꼴이 되었나
요즘 사람들의 꿈은 열에 아홉 ‘건물주’라고 한다. 코로나19 위기에도 끄떡없는 소득, 망가진 복지제도에 기댈 바에는 월세에 기대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은 나날이 높아지는 집값, 땅값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세입자 평균 거주기간 3.4년,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은 5%에 불과하다. 집을 갖기 위해 얼마든지 돈을 지불하고, 집 값 상승에 대한 욕망이 다시 집값을 올리는 끝나지 않는 경주에 우리는 갇혀버렸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집값을 올리는 무한 경쟁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가? 집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집을 소유할 수 있다는 불공정한 법칙은 경쟁이 아니라 침략을 낳았다. 자산이 없는 이들의 노동소득은 해가 다르게 높아지는 월세, 엄두를 낼 수 없는 집값이 되어 노동자 서민들의 주머니를 약탈하고 있다. 쪽방이나 고시원, 비닐하우스와 같은 비주택 거주자가 39만가구에 달하는 한편, 10채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3만 7천명으로 역대 최대규모가 되었다. 이 간극을 해결하지 않으면 더 나은 미래는 다가오지 않는다.
모두를 위한 용감한 선택, 이윤보다 인간을!
그러나 주거권은 거저 주어지는 깜짝 선물이 아니다. 더 많은 경쟁과 더 빠르게 성장하는 집 값 대신 공존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용감한 사람들의 연대만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한다. 2020년 6월 3일, 스물아홉번째 무주택자의 날을 맞아 주거권 역사의 편에서 함께 투쟁하기를 제안한다. 건물주의 나라에서 살 것인가, 누구나 살만한 집이 있는 세상에 살 것인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시간이다. 이윤만을 위한 개발, 강제퇴거를 중단하고 모두의 주거권을 선택하자.
이제는 한발도 물러서지 말자. 주거권은 인권이다.
2020년 6월 3일
제29회 무주택자의 날을 맞아 만민공동회 참가자 일동
- 사진 :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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