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노후실손보험, 건강한 노인만 골라 가입시켜

2015. 3. 25. 11:44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주장과 논평

직접 가입사례조사로 허구성 드러나


사보험 대신 건강보험하나로 병원비 해결해야

 



작년 8월부터 선보인 노후실손의료보험의 허구성이 드러났다. 정부가 100세 시대 노후건강 대책이라며 허용한 보험이 실제는 건강한 노인만 골라 가입시키고 있다. 실제 가입실태조사 결과, 가입 문의 노인의 71%가 가입을 거부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년유니온,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그리고 정의당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106명의 노인이 사보험사에 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여부를 문의하였지만, 75명이 가입을 거부당하였고, 겨우 31명만이 가입이 가능하였다. 고혈압, 당뇨병, 암질환, 과거 수술병력, 현재 정기적 약물복용중인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모조리 가입을 거부당했다. 유일하게 가입이 가능한 노인은 기왕력이 없는 건강한 노인들만 가능했다.

 

이 결과는 노후실손의료보험과 같은 사보험으로는 노인의료비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도 안되며, 단지 사보험사의 이익만을 보장해주는 상품임을 드러낸 것이다. 노인의료비를 해결할 방법은 유일하게 국민건강보험을 강화하는 길일뿐임을 의미한다.

 

노후실손의료보험은 박근혜 정부들어 창조경제라는 국정기조하에 금융위원회가 허용해준 사보험 상품이다. 기존 실손의료보험은 60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100세 시대 급격한 고령화와 노후준비부족에 대비해야 한다며 국민노후건강보장 강화라는 미명하에 지난해 8월부터 출시할 수 있도록 노후실손의료보험을 허용해 주었다. 그러나, 실태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국민노후건강보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대다수의 노인들은 가입을 거부당했으며, 오직 건강한 노인들만이 가입이 가능했을 뿐이다.

 

실제로 노인의 경우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매우 높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60세이후의 고혈압 유병률은 50%가 넘는다. 당뇨병 유병률도 20% 내외에 이른다. 암질환 유병률도 7%에 이른다. 이를 단순히 합산해도 80%. 따라서, 대다수의 노인들은 노후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노후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노인들은 연령에 따라 월 2~5만원에 이르는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그조차, 1년마다 갱신되는 상품으로 매년 보험료가 오른다. 노인빈곤률이 절반에 이르고, 실제 가입을 하더라도 70%이상이 거부당하게 만들어 놓은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어떻게 국민노후건강보장 강화 정책일 수 있는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나 각종 기왕력이 있을 경우 가입을 거부하는 경우는 비단 노후실손의료보험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기존 실손의료보험이나 다른 민간의료보험에서 흔히 나타난다. 사보험사는 엄격한 언더라이팅(가입심사)을 통해 보험금 지급위험이 조금이라도 높다면 보험가입을 거부하거나, 혹은 가입을 시키더라도 기왕력 질환에 대해서는 보장에서 제외하는 부담보조치를 취한다. 건강한 가입자만 가려 가입시킴으로써 사보험사의 이익을 최대화하고자 함이다. 이를 보험사의 단물빨기(cream skimming)이라 한다.

 

노후실손의료보험의 실태조사 결과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이 낮아 발생하는 과중한 의료비 부담을 사보험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 더욱이 의료비 지출은 대부분 노인이 지출한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지출의 35%는 인구의 11%를 차지하는 노인들이 지출한다.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의 대부분(60% 이상)은 노후에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함에도 정부는 노인 의료비 문제를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함으로써 해결하려기보다는 노인들이 각자 알아서 비싼 보험료를 지출하고 사보험으로 해결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 노인들은 가입조차 어려운데도 말이다. 사보험으로 노인의료비를 해결하라는 것이 노인을 위한 정책인가, 사보험사를 위한 정책인가. 사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일 뿐이지 않는가.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사보험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을 강화함으로써 의료비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단 노인의료비 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의료비는 국민건강보험으로 해결해야 한다. 더욱이 지난해 기준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은 누적흑자가 무려 128천억에 이른다. 이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는데 사용한다면, 건강보험 보장률을 평균 80%까지 높일 수 있는 재원이다. 큰 병원비가 발생하는 입원진료의 보장률을 90%이상으로 높일 수 있고, 누구라도 연간 100만원 이상은 의료비로 지출하지 않도록 본인부담 상한제도 시행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은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다면, 충분히 건강보험료를 더 낼 의사를 갖고 있다. 이미 가구당 평균 20만원 이상의 민간의료보험료를 지출하고 있어 그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만일 국민건강보험으로 병원비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민간의료보험 지출은 줄어들게 되기에 그렇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의료비 해결은 사보험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으로 해결해야 함을 주장한다. 우리는 건강보험 하나로 100만원 상한제를 이루기 위해서 건강보험료를 더 낼 용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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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실손의료보험실태 실태조사 결과발표 자료집 2015.3.24.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