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7. 15:00ㆍ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주장과 논평
<성 명>
어버이날, 빈곤노인에 대한 불효를 멈추자.
5월에도 50만명 기초수급 노인에게 기초연금은 없다.
기초연금 30만원 주고 생계급여 30만원 깍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하자.
내일, 5월 8일은 부모님에게 공경과 감사를 드리는 어버이날이다. 특히 연세가 많으신 노인들에게 즐겁고 평안한 날이 되기를 바란다. 현재 한국 노인이 처한 현실이 너무도 무겁기 때문이다. OECD 최근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3.4%로 OECD 37개국 평균 14.8%의 거의 3배에 이른다. OECD 회원국 중 사회지표에서 낮은 지위에 있는 중남미 멕시코(24.7%), 칠레(17.6%)보다도 훨씬 높다.
노인 빈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초고령사회로 가고 있는 한국에서 노인 빈곤에 대응하는 핵심 제도가 기초연금이다. 기초연금은 2008년에 시행된 이래 꾸준히 올라 30만원에 도달했다. 빠른 고령화, 높은 노인빈곤율을 겪는 대한민국에서 바람직한 발전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초연금이 올라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이하 ‘기초수급 노인’)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현재 약 50만명에 이르는 기초수급 노인들은 매달 25일 기초연금을 지급받지만 다음달 20일 국민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에서 같은 금액을 삭감당한다. 보건복지부 기초연금과가 기초연금으로 30만원을 지급하고 기초생활보장과가 생계급여에서 30만원을 삭감하는 일이 매달 반복된다. 어버이날이 있는 5월에도 그렇다.
그 결과 지난 10년 이상 기초연금이 꾸준히 인상되어 중간계층이 포함된 비수급 노인들의 가처분소득은 늘어나고 있지만 기초수급 노인의 소득은 늘 제자리이다. 기초연금으로 인해 오히려 기초수급 노인과 그 이상 노인 사이의 가처분소득에서 ‘역진적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014년, 기초연금이 20만원으로 오를 때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가 사회에 알려졌다. 이후 당사자 노인, 복지/노인단체들이 온 몸으로 해결을 요구해 왔으나 아직도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보건복지부는 공공부조의 원리인 ‘보충성’을 이유로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보충성 원리를 지나치게 경직적으로 적용하는 행정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되고 난 이후 도입된 기초연금에 보충성 원리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차상위 이상 노인은 기초연금 인상만큼 가처분소득이 증가하지만, 기초수급 노인은 어떤 혜택도 얻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는 기초연금 제도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줬다 뺏는 기초연금’으로 인해 심지어 기초수급 노인들이 아예 기초연금 신청을 포기하는 일도 늘고 있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 자료에 의하면, 기초수급 노인 50만명 중 6만명은 아예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기초연금만큼 생계급여가 삭감되기에 실익이 없고, 오히려 의료급여 수급까지 탈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포기 비중은 2017년 9.8%에서 계속 늘어 2020년 12.3%에 이른다.
이제는 해결하자. 보건복지부가 의지만 가지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기초연금을 소득인정액에서 제외하면 된다.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에서 한 단어를 고치면 되는 일이다. 지금도 장애인연금, 장애인수당, 아동보육료, 양육수당, 국가유공자수당 등은 소득인정액 계산에 포함하지 않고 생계급여와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기초연금도 위 급여처럼 예외를 적용하면 된다. 기초연금을 소득인정액에서 제외하면 우리사회 빈곤 노인들도 기초연금을 누릴 수 있다.
내일은 어버이날, 제발 기초수급 노인들에 대한 불효를 멈추자. 지금 보건복지부는 내년 예산요구안을 작성하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을 발표하고, 내년 예산요구안에도 담기를 요청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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