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부·의협의 의정협의로 공공의료정책을 결정한다고?

2020. 9. 7. 13:47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주장과 논평

 

 

 

진료거부 서슴지 않는 의협은 시민 신뢰 이미 잃어

 

공공의료 강화 논의할 사회적 협의체 만들어야

 

 

민주당과 보건복지부가 의협의 진료거부 집단행동에 굴복하여 의사수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 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현안을 재논의한다고 합의하였다. 비록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안전을 담보로, 진료거부까지 서슴지않는 의사집단의 행동을 중지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합의문은 정부와 민주당이 의사집단의 위력에 굴복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앞으로 정부여당과 의사협회 당사자만의 합의로 사실상 국민건강을 위한 공공의료 강화 정책이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는 점에서 정부와 민주당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과 정부가 진정으로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민주당은 공공의료 강화 정책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하나, 의사수 증원과 공공의대 추진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코로나 19 안정화된 이후에 논의를 시작한다고 합의함으로써 사실상은 중단한 것과 다름없다. 더구나 재논의를 추진하더라도 정부와 의사간의 양자가 논의하여 합의하는 의정협의체 방식을 취하기로 합의해 주었다. 이는 사실상 의사협회의 동의 없이 의사수 증원이나 공공의대 설립 추진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정부와 민주당은 의사집단의 위력에 굴복, 공공의료 강화를 사실상 포기하는 나쁜 선례까지 남기게 되었다.

 

사실, 의사협회가 반발한 의사수 확대, 공공의대 설립은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에 불과하다. 그것으로 공공의료 강화를 이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코로나 유행이 보여주듯이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이 전담하여 코로나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나, 병상수가 부족하여 의료붕괴의 아슬아슬한 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인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미 의료현장에서 확인되듯이, 의료인력, 병상수, 진료수준 등을 대폭 보강하는 공공의료 강화 종합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 19의 대유행과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더욱 일깨워주고 있다. 현재 의사양성과정과 의료인력 공급은 철저히 시장화된 의료체계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국민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의료인력이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양성되고 있지 못하다. 그런 측면에서 공공의대 설립은 시급한 일이다. 의사수 확대도 기존의 양성체계에 의존한 방식은 한계를 지닌다. 앞으로 더 많은 공공의대를 추진하여 장기적으로 공공의료 인력을 늘리고, 추가적인 의사수 증원 역시 민간 사립대가 아닌 공공의대가 확보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향후 의사수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은 의정협상에서 결정될 일이 아니다. 이미 의사집단은 공공의료를 거부하고 있는데, 그들과 공공의료 강화를 논의하고 합의하여 추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정부와 의사집단만이 합의한 정책은 정당성을 지닐 수 없다고 판단한다.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정부와 의협의 양자간 합의만으로 좌지우지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우리는 민주당과 정부에게 공공의료 강화를 추진할 별도의 사회적 대화기구를 요구한다. 국민이 참여한 공론의 장에서 공공의료가 논의되고, 여기서 도출된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공공의료 강화 정책 추진되어야 한다. 

 

 

2020년 9월 7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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