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국민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역할 논의하는 ‘공론화위원회’에 열자!

2017. 10. 20. 15:02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주장과 논평





민간의료보험, 국민 부담 크고 가입 양극화도 심각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입하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이 가계의 큰 부담이 되고 계층간 양극화도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의당 윤소하 국회의원이 발간한 연구보고서 [민간의료보험의 격차 실태분석과 정상화 방안](연구책임자 김종명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보건의료팀장)에 의하면 민간의료보험 가입이 가계지출의 규모 및 소득, 연령, 장애/질환에 따라 양극화가 매우 심각하였다.


보고서가 한국의료패널 자료(2014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체 가구의 78.2%가 1개 이상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고, 가구당 평균 3.79개의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있었다.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가계부담도 컸다. 가구당 월평균 22만원, 가구소득의 6.9%를 민간의료보험에 쏟아 붓고 있었다.


공적 의료보장제도인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부족하여 시민들이 어쩔 수 없이 민간의료보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 결과 국민들이 민간의료보험에 지출하는 규모는 연간 무려 48조로 추정된다.


민간의료보험으로 인한 국민적 부담도 문제이지만, 민간의료보험 가입의 계층별 양극화도 심각하다. 소득계층 5분위별 가구당 가입 현황을 보면, 1분위는 0.97개인 반면, 5분위는 5.74개로 격차가 매우 컸다. 월 지출하는 보험료 역시 1분위는 월 4만 351원인 반면, 5분위는 37만 6,670원을 지출한다. 소득계층간의 가구원수를 반영하더라도 1분위 가구는 1인당 0.52개인 반면, 5분위 가구는 1인당 1.99개였다. 소득계층에 따른 민간의료보험의 접근성 차이가 매우 컸다.


소득 외에도 연령, 장애/질병유무에 따른 격차도 컸다. 연령층에서는 특히 노령층의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은 급격히 떨어졌다. 연령 평균 가입률은 75.3%이나 70대는 28.1%, 80대 이상에서는 4.5%에 불과하였다. 보통 의료비 지출은 노령층에서 많이 발생하으므로, 불가피하게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한다면 노인층이 더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젊고 건강한 연령층의 가입률은 높고 노인층의 가입률은 급격히 하락한다. 이는 민간의료보험이 노인 의료비 문제를 해결해주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장애가 있거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 그렇지 않은 국민보다 민간의료보험 가입률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민간의료보험의 보험금 수령은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입한 민간의료보험 1개당 1분위 소득계층은 0.067개에서 보험금 수령이 발생한 반면, 5분위 소득계층은 가입한 민간의료보험 1개당 0.101개 수령하였다. 보험금 수령액도 마찬가지다. 1분위계층은 1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면, 671원을 돌려받은 반면, 5분위는 1,320원을 돌려받았다. 동일하게 보험료를 내더라도 고소득층이 의료 이용이 많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는다.


이러한 실태는 민간의료보험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 준다. 민간의료보험은 의료비 걱정을 덜어주기는커녕, 오히려 가계에서 차지하는 지출이 매우 커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고령자일수록, 장애/만성질환을 갖고 있을수록 의료비 걱정이 크고 지원이 필요함에도 민간의료보험은 이들을 외면한다. 많은 국민들이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려 했을 때, 나이가 많다고, 질병이 있다고, 장애가 있다고 가입을 거부당한 경험을 한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설령 가입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실손의료보험의 경우에는 갱신할 때마다 보험료가 급격히 늘어나 소득이 없는 노후에는 수십만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이제는 민간의료보험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국민이 차별없이 의료비 걱정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대폭 확대하는 길 외에는 없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제시하였다. 우리는 문재인케어를 환영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문재인케어가 국민들의 의료비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케어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을 현행 63.4%(2015년)에서 임기 말 70%를 목표로 할뿐이다. 문재인케어에서도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를 해결하기에 부족하다.


민간의료보험 없이도 의료비 걱정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자.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그간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을 80%이상으로 확대하고, 의학적 비급여를 모두 포함하여 연간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 실시를 주장해왔다. 이를 위해 국민, 기업, 국가가 함께 연대하여 건강보험료/사업주부담/국고지원을 늘려 국민건강보험 재원을 확충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면 굳이 한달에 월 22만원에 이르는 민간의료보험료를 지출할 필요가 없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국민 염원이 높다. 국민들이 의료비 부담에서 완전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민간의료보험과 국민건강보험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벌이자. 문재인케어에서도 탈원전을 위한 ‘공론화위원회’와 같은 방식의 사회적 논의기구가 필요하다. <끝>



2017년 10월 20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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