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빈곤노인대회 - 6/10 “줬다 뺏는 기초연금, 대통령은 응답하라!"

2014. 6. 9. 15:41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공지사항

가난한 노인에게 '줬다 뺏는' 황당 기초연금

 

기초생활 노인 40만명, 기초연금 한 푼 못받아

 

 

수급자, 차상위 노인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다.

 

 

7월부터 하위 70%노인에게 최고 20만원의 기초연금이 지급된다. 기초연금은 노인들의 빈곤한 노후소득을 보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하지만 가장 가난한 노인인 기초생활 수급자 노인들에게는 기초연금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다.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으면,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에서 20만원을 빼버리기 때문이다.

 

이에 6월 10일(화) 15시 종묘공원 (공중화장실 앞)에서 빈곤노인 기초연금 권리 보장을 위한 노인대회를 열었다. 기초생활수급 노인과 차상위 노인들이 직접 참여해 생생한 증언을 하였고, 새정치연합 이목희 의원,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참여했다.

 

노인대회에 참여한 서울 노원구 박명희(68)할머니는 90살 노모와 함께 살고 있다. 90살 노모가 몸이 아파 함께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노모에게 “할머니 빨리 나으려면 고기 같은 것도 잘 드셔야 해요”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노모는 “월세내기도 빠듯한데 고기 사 먹을 돈이 어디있어. 고기 먹어본지 오래됐어”라고 대답했고, 옆에 있는 70살 딸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임인국(77세) 할아버지도 기초생활 수급자다. 수급비 가지고는 생활을 할 수 없어서 시간이 날 때 마다 폐지를 줍는다. 임할아버지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당했다. 구청 직원이 와서 “할아버지 폐지 주워서 얼마 버세요?” 하고 물었다. 왜 그러냐고 묻는 임할아버지의 대답에 구청직원은 “폐지 주워서 버는 만큼 수급비에서 빼게요.”

 

노인빈곤률 49.2%. OECD 평균인 12,4%의 세배가 넘는다. 자살 사망률도 OECD 국가는 평균 12.4명. 우리나라는 33.3명이다.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81.8명이다.(10만 명당). 60대 이상 노인의 자살충동원인 1위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죽음보다 ‘가난’이 더 두려운 현실이다.

 

 

 <첨부자료>

빈곤노인 기초연금 권리 보장 요구서

 

극빈 노인이 배제되는 형평성 문제, 시행령 개정으로 해결하라

 

 

7월부터 기초연금이 최고 20만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49.3%(2012년)에 달하는 상황을 완화하고자 기초연금을 도입했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작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노인들이 이번 기초연금 20만원 인상 조치에서 아무런 혜택을 볼 수 없다. 바로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 40만명이다.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들은 전체 노인의 하위 70%에 해당되어 기초노령연금을 받는다. 매월 99,100을 수령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초노령연금은 이후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액을 정하는 기준인 자신의 소득인정액에 포함되기 때문에 생계급여가 그 액수만큼 삭감되어 지급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은 기초노령연금제도 혜택에서 배제되어 있다.

 

이러한 일은 기초노령연금이 기초연금으로 용어가 바뀌고, 금액이 20만원으로 인상돼도 똑같이 발생한다. 우선 7월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에게도 기초연금 20만원이 지급될 것이다. 지금보다 약 10만원 인상된 금액이다. 그런데 곧바로 자신의 소득인정액이 10만원 높아지기 때문에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에서 같은 금액이 삭감된다. 기초연금이 오르더라도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는 아무런 복지 증가가 없다. 보건복지부 기초연금과가 10만원을 인상하면 이어 기초생활보장과가 10만원을 삭감하는 조치를 내리는 꼴이다.

 

<표 1>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기초노령연금 수령자

(단위: 명)

65세 이상 노인수

기초노령연금

수령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기초노령연금 수령자

일반

시설

2010년

551만명

373만명

1,458,198

379,548

30,744

410,292

2011년

570만명

382만명

1,379,865

363,654

31,734

395,388

2012년

598만명

393만명

1,300,499

356,880

32,365

389,245

2013년

614만명

405만명

1,287,541

361,348

32,667

394,015

- 출처: 보건복지부(2013), [통계로 본 2012년 기초노령연금], [2014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 설명자료], “국회자료제출(남윤인순 의원)” 재구성. (2013년은 8월 기준)

 

2013년 8월 기준 기초생활수급자 약 129만명 중 65세 이상 노인으로 기초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은 39만 4천명, 수급자의 30.6%에 달한다. 2014년에는 전체 노인이 639만명으로 증가했기에(2013년 614만명), 기초생활수급자 중 노인 비중도 더 늘어 기초노령연금 수령자가 약 40만명에 이를 것이다. 결국 올해 7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노인 40만명이 기초연금 20만원 인상 혜택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기초연금법 통과로 406만명의 노인이 20만원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실제 현실과는 다른 이야기다. 이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 40만명은 혜택을 받는 것이 없다.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지만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에서 20만원을 삭감당한다. 가장 빈곤한 노인이 기초연금 20만원 인상에서 배제되는 심각한 형평성 문제가 방치되고 있다.

 

이는 기초연금이 기초생활보장 급여와 연계되기 때문이다. 기초연금 지급에서 국민연금 가입자에 해당하는 국민연금 연계(가입기간에 따라 10~20만원 차등 지급)도 문제이지만, 기초생활보장 급여 연계는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수급자 노인 40만원을 기초연금 혜택에서 배제하는 것이기에 상식적으로 용납하기 어렵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기초노령연금 설명자료를 보면 마치 기초생활수급자도 20만원 혜택을 얻는 것처럼 홍보한다. 이는 현실을 호도하는 일이다. 정부는 기초연금법을 설명하면서,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에게는 10~20만원씩 차등하지 않고 온전히 20만원(기준연금액)을 지급한다며 마치 혜택을 주는 듯이 홍보하지만, 그만큼 삭감당하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조항이다. 사실상 눈속임에 불과하다.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에도 기초노령연금을 신청하는 경우 지원대상이 되며, 기초연금의 경우 2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조치(기초연금법안 제5조 제6항)"

- 출처: 보건복지부 보도설명자료 (2013. 12. 27)

 

 

우리는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기초연금과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을 촉구한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소득인정액을 계산할 때, 기초연금 수입은 별도로 간주해 소득인정액에 포함하지 말아야 한다. 이래야 기초생활수급 노인들도 이번 기초연금 인상 조치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

제3조(소득의 범위) ① 법 제2조제9호에서 "실제소득"이란 다음 각 호의 소득을 합산한 금액을 말한다.<개정 2012.4.17, 2012.12.21>

1. 근로소득

2. 사업소득

3. 재산소득

4. 기타소득

다. 「국민연금법」, 「기초노령연금법」......(이하 생략)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금품은 소득으로 보지 아니한다.

1. 퇴직금, 현상금, 보상금 등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금품

2. 보육ㆍ교육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성질의 서비스 이용을 전제로 받는 보육료, 학자금,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금품

- 설명: 현재 기초노령연금은 소득 범위에 포함되어 그 금액만큼 생계급여에서 삭감되고, 보육료와 양육수당은 소득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삭감 대상이 아님.

 

최근 이 문제가 여러 언론을 통해 제기되었지만, 보건복지부의 태도는 실망을 넘어 분노하게 만든다. 생계급여가 최저생계비와 소득인정액 차이를 보전하는 보충급여제도이므로 기초연금만큼 감액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만 반복한다. 현재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지원되는 보육료지원이나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에게 지급되는 양육수당은 기초생활보장 시행령 제3조 ‘소득의 범위’에서 제외되어 있다. 그래서 기초생활수급자가 양육수당을 받아도 이것 때문에 생계급여가 깎이지는 않는다. 이처럼 기초연금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의 '소득의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기초생활보장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별도로 지급하면 차상위계층 노인보다 소득총액이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고 핑계를 댄다. 전형적으로 관료적 타성에 젖은 답변이다. 이 역시 차상위계층을 포함해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별도 소득으로 인정하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기초연금 공약 사기, 국민연금 연계 차등지급, 물가 연동 등 박근혜정부가 기초연금에 행한 과오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것도 부족해 기초연금 인상 혜택에서 가장 가난한 노인들을 배제하는 일까지 추가하려는가? 현재 보육료지원금과 양육수당 등이 기초생활보장 시행령 제3조 ‘소득의 범위’에서 제외되어 있듯이, 기초연금도 그렇게 하라. 이는 대통령이 정하는 시행령을 개정하면 되는 일이다. 7월 기초연금 인상에 맞추어 조속히 시행령을 개정해 기초연금의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