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정리] 기초연금 공약사기, 어떻게 풀어가야할까?

기초연금 문제로 불거진 국민연금 불신 어떻게...

 

 

 

 

지난 18일, 서울시 사회복지사협회 강당에서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세상을바꾸는 사회복지사, 노년유니온,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공동 주최로 최근 발표된 기초연금 입법예고안에 대해 ‘기초연금 들여다보기-도입, 공약 사기, 그리고 과제‘를 주제로 번개 강연이 열렸다. 강사로 나선 오건호 내만복 공동운영위원장은 기초연금 도입의 역사를 통해 그 안에 잠재된 논점들, 2007년의 연금개혁, 기초연금 공약 사건, 그리고 입법예고안의 문제점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1988년 미래재정의 불안을 안고 출발한 국민연금은 재정안정화 조치를 위해 2007년 개혁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높아졌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오 공동위원장은 2007년의 개혁은 기초(노령)연금의 도입으로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역진적이었던 국민연금을 하후상박적으로 바꿔놓았다는 데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였다.

 

이렇듯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롤 해소하고자 2007년에 도입된 기초연금을 100%의 노인에게 20만원(국민연금 A값의 10%)를 주겠다고 하여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그러나 이는 애초 지킬 생각이 없던 공약이었다며 3개 노인·복지 시민단체(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년유니온,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가 박근혜 대통령을 대국민 사기죄,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발하였다. 3개 노인·복지 시민단체가 기초연금 공약에 대하여 불가피한 공약수정이 아니라 애초부터 공약을 지킬 의사가 없었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러하다.

 

100%의 노인에게 국민연금의 A값의 10%에 해당하는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을 하고선, 공약집 재정소요자료에는 15조원만 배당해놓았다. 그러나 공약을 이행하려면 25조원이 필요하다. 즉, 애초부터 공약을 지킬 의사가 없었던 것이다. 또한 이번 입법예고안에서는 국민연금과과 연동이 아닌 물가와 연동하겠다고 했다. 이는 결국 24년 후에 기초연금의 급여가 반토막 나게 된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동(국민연금의 A값=가입자의 평균 소득)할 경우 물가와 연동할 경우 기초연금 액수가 달라지는데,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 상승률보다 물가 상승률이 3% 낮기 때문에 매년 기초연금 액수가 3%씩 감소하여 24년 후엔 반토막 나게 되어 A값의 5%가 된다. 이는 현행 제도 하에서 2018년이 되면 A값의 10%를 주게 되어 있는 것보다도 후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 공동위원장은 공약사기를 공론화하여 차등지급을 백지화하고 보편주의 기초연금 원리를 강화하고, 사회복지세를 도입하여 복지민심 참여형 복지증세로 기초연금 재원방안의 경로를 제시하는 등의 활동과제를 제시하였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강연임에도 많은 분들의 질의응답을 통해 강연을 통해 듣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기초연금의 최대의 사각지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다. 이들은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반면, 타워팰리스의 35명의 노인은 재산을 빼돌려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오 공동위원장은 차등지급에는 기술적으로 형평성의 문제가 따르지 않을 수 없기에 보편주의로 가야한다고 하였다. 다양한 질문 중 모두의 속을 시원하게 했던 질문은 “그래서 국민연금을 들어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라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오 공동위원장은 “들어라, 빠져 나가지 말라.”라고 답하였다. “개정안이 현행제도나 다른 제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해이긴 하나, 절대적으로 봤을 때 이득이다.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면 남은 사람들에게만 이득이 된다. 빠져 나가는 사람들은 주로 한계소득에 있는 빈곤층인데, 그들이 빠져나가면 남아있는 상위계층에는 더 많은 급여가 지급된다.”라고 하였다.

 

강연이 끝난 후엔 근처 치킨집에서 맥주를 한 잔 하며 못 다한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_ 글, 사진 유진선(복지국가 연구모임 총무,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사 과정)

 

<강의 자료>

 

교안(모델)_기초연금(번개강연)20131018.ppt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