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만복학교] 3월 1강. 가벼운 통증은 먼저 내과 쪽으로, 아플 때도 첫 단추를 잘 끼워야

2018. 3. 9. 19:16내만복 교육(아카이빙용)/내만복 학교


김대희의 내만복학교 1강. 의료기관 이용 상식





올해 첫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학교’(내만복학교)가 지난 3월 5일 개강했습니다. 지난해부터 내가만드는복지국가(내만복)가 정성을 모아 기획했던 내만복 학교는 종합반과 주제반으로 나눠 월별로 엽니다. 올해 첫 내만복학교는 보건의료 주제반으로 김대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가 강의를 맡았습니다. 김 교수는 ‘의료기관 이용 상식’이라는 주제로 3월 한 달 동안 매주 월요일 저녁에 시민들을 만납니다. 김 교수는 내만복 운영위원으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군인권센터 등 시민단체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개강 첫 날, 미리 신청한 10여 명의 수강생이 학교가 열리는 내만복 동교동 교육장을 찾았습니다. 시민들이 으례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잘 모르고 있는 의료기관 현장의 이야기가 쏟아졌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놀라며, 수강생들에게는 고정 관념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간혹 김 교수의 재치 있는 농담에 웃음이 터지기도 해 2시간 강의가 빨리 흘렀습니다.


먼저 ‘좋은 의료서비스란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부터 시작했습니다. 미용 성형, 척추 수술 등 상업적 의료 광고가 넘치다보니 시민들이 좋은 병원, 좋은 의사를 찾기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김 교수는 드라마 ‘낭만 닥터’의 김사부와 ‘하얀 거탑’의 장준혁을 예로 들며 시민들이 생각하는 좋은 의사와 실제 좋은 의사가 다를 수 있다고 일러 주었습니다. 시민들은 좋은 의사, 곧 좋은 의료서비스를 평가할 때 적절한 설명, 의료진의 말투나 태도, 서비스의 편의성, 비용 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질병의 치료 결과, 시설 및 장비의 수준, 의료진의 연구 실적 등입니다. 결국 시민들이 좋아하는 의사, 의료서비스와 실제 좋은 의료서비스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민들과 의료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이 크게 다른 이유는 무엇보다 의료서비스가 갖는 ‘정보의 불균형’ 때문입니다. 사람의 몸을 다루는 전문지식, 경험이 풍부한 의료인과 평범한 시민들이 갖고 있는 의료서비스 정보의 양과 수준은 큰 격차가 생깁니다. 그러다보니 의사가 권하는 서비스대로 시민들이 따를 수밖에 없거나 전체 의료서비스 시장이 왜곡되기도 합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시장이 실패하는 대표적 예가 의료서비스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서양의 현대 의학이 일본을 거쳐 들어오다 보니 생겨 난, 어색한 한자어가 많은 의학용어도 시민들이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는데 커다란 장벽이 됩니다. 빈혈(anemia)만 해도 의학적으로 26가지나 되는 데 시민들에게는 모든 빈혈이 단 하나의 말로만 통합니다. 의료인이 주로 쓰는 말과 시민들의 말이 다르다보니 불편하고 쉽게 알아들을 수 없거나 때로는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단적인 예로 내과(內科)와 외과(外科)를 들 수 있습니다. 안과 밖을 의미하는 한자어, 내과와 외과는 실제는 전혀 의미가 다릅니다. 내과는 수술을 하지 않고 주로 약을 이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분야인 반면 외과는 수술 치료를 목적으로 훈련된 의사들이 진료하는 과목입니다. 치료를 접근하는 시작부터가 다릅니다.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신경과 등이 내과 쪽이고, 흉부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은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외과 쪽입니다. 또 방사선과나 핵의학과처럼 환자를 직접 만나기보다는 다른 의사의 진료를 돕거나 예방의학과처럼 연구를 주로 하는 연구 의사들도 있습니다. 김 교수가 몸담고 있는 응급의학과도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수술을 많이 하는 외과 쪽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내과계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당장 어디가 아플 때 어느 과를 찾아가야 하는 걸까요? 김 교수는 두통이나 요통, 흉통 등 가벼운 통증의 경우 가급적 내과 쪽으로 먼저 진료를 받으라고 권합니다. 또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도 자신이 미리 판단하기 보다는 내과계 의사가 외과계 의사에게 수술을 의뢰하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아플 때도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합니다.


강의를 마치고도 궁금했던 수강생들의 질문은 한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다음 주 2강(12일)은 ‘내가 받은 진료 내역이 궁금하다’라는 제목으로 의료비 영수증, 의료지원 제도 등을 알아봅니다. 1강을 못 들었더라도 내만복 교육장으로 오시면 2강부터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문의 ; 070-8115-6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