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만복학교] 연금 1강 후기 : 현행 국민연금이 소득재분배 제도일까?

2017. 3. 11. 17:36내만복 교육(아카이빙용)/내만복 학교


<오건호의 연금학교> 1강


: 현행 국민연금이 소득재분배 제도일까?



3월 내만복학교 <오건호의 연금학교>가 1강을 열었다. 조기에 정원이 마감되고 수강생들의 추가 등록 요청으로 시작부터 분위기 업!



강의를 시작하며 오위원장은 수강생들에게 ‘국민연금에서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이에 수강생들은 “미래에 받을 수 있는가?, 왜 후하게 설계했는가?, 왜 이리 복잡한가?, 외국연금은 어떤가?” 등 일반적 질문과 함께 “부과방식 전환 가능한가?, 균등급여의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 전문적인 의견까지 내놓았다.




아마도 4강에서 이 모든 질문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오위원장의 예고. 강의 기본교재는 작년 9월 출간된 [내가 만드는 공적연금](오건호, 책세상).





오위원장은 강의를 여는 이야기로, 통상 국민연금을 둘러싼 논점이 ‘보장성’, ‘지속가능성’이었다면 이제는‘형평성’의 시야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과연 ‘국민연금이 세대내 계층간 형평성, 세대간 형평성을 지니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많약 그렇지 않다면 이 문제까지 함께 푸는 해법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1강의 제목은 “국민연금 제도”. 과연 현행 국민연금이 소득재분배 제도인가를 알아본다. 여기서는 국민연금 안에 있는 '균등급여(A급여)'를 이해하는 게 핵심이다. 보통 외국의 국민연금은 소득에 거의 비례하는 급여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급여구조는 균등급여가 절반, 비례급여가 절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통상 이 균등급여를 근거로 국민연금이 누진적 수익률, 수익비를 지닌 소득재분배 제도라고 알려져 왔다. 오건호 위원장은 강의에서 실상은 다르다는 걸 논증했다. 놀랍게도 "현행 국민연금은 역진적 제도"로 귀결되고 있다. 왜 그럴까?



현행 국민연금의 평균수익비는 약 2배이다. 국민연금 산식에서 균등급여와 비례급여가 1:1이므로 가입자들은 비례급여만으로 자신이 낸 보험료만큼을 되돌려 받는다. 즉 균등급여가 국민연금 가입에 따른 추가 혜택으로 볼 수 있다.


어떤 계층이 균등급여 혜택을 많이 받을까? 균등급여는 가입자 평균소득(A값, 2016년 211만원)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모든 가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단, 최종액은 가입자별 가입기간에 따라 결정된다. 오래 가입한 사람일수록 균등급여액이 많다(현행 급여율 40% 모델에선 1년당 약 1만원). 즉 상위계층일수록 가입기간이 길어 국민연금 혜택도 많이 얻는다. 반면 국민연금 밖 사각지대에 있는 불안정계층은 아예 국민연금 혜택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된다.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의 2/3이 사업장 국민연금에 가입해 있지 못하다.



물론 국민연금의 애초 설계 취지는 소득재분배였다. 그런데 높은 수익비로 인해 거꾸로의 결과로 귀결되고 있다. 국민연금을 ‘원론적, 당위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건호 위원장은 애초 설계 취지와 실제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민연금이 소득재분배 제도라 말하지만, 실상은 거꾸로다. 그래서 국민연금 급여율 올리자는 제안도 (취지와 무관하게) 역진적 결과를 낳는다. 국민연금 균등급여(A급여) 올리자는 것도 '현세대 내부자' 시야에 갇힌 이야기다....국민연금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자..!"



이리 복잡한 국민연금을 어떻게 개혁해야할까? 1강의 내용은 종래 야권, 시민단체 입장과 상당한 다르다. 진단이 다르니 해법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오위원장은 ‘국민연금 시야’를 넘어야 국민연금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다층연금체계의 시야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그래서 오위원장은 노무현정부에서 단행된 2007년 연금개혁을 오위원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당시 시민단체에서 유시민장관에게 국민연금을 개악했다고 '최악의 복지부장관상'을 주었음을 생각하면 이외의 평가이다. 이후 3강에서 살펴볼 내용이지만, 이 개혁의 핵심은 ‘국민연금 급여율 인하’를 넘어 ‘국민연금 단일체계에서 국민연금/기초연금 이원체계로의 전환’이기 때문이다.

한편, 2시간 강의가 끝나고 캔맥 토론이 강의장에서 이어졌다. 야당들의 연금정치 문제점(진영 논리), 유승민 의원이 내놓은 ‘국민연금 80만원 최저연금제’의 문제(재정방안 부재)가 지적되었고, ‘국민연금 하나로’ 제안이 지니는 한계(균등급여의 역진적 현실) 등도 이야기되었다.

초고령사회 노후보장, 어려운 숙제이지만 힘껏 공부하고 해법을 마련해 가자. 이어지는 2~4강을 기대하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