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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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경영권 침해라고?
_ 홍순탁 회계사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조세재정팀장) 경영학 용어로 터널링(Tunnelling)이 있다. 대주주나 경영진이 부당 내부거래 등으로 기업의 자원을 유용하고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소액주주, 직원, 채권자, 협력업체 등 공동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기업의 부를 산으로 형상화한다면, 산 밑에 터널을 뚫어 그 부를 빼돌리는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행태를 적절히 묘사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경영진이나 대주주가 사익을 편취하는 터널링은 ‘주식회사’ 제도가 만들어진 이래 지속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려는 다양한 견제 장치가 고안돼 있다. 문제는 다른 나라에선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견제 장치가 우리나라에만 들어오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사외이사제도가 한국에선 ..
2019.02.13 -
[한겨레21] 상속세 회피, 아이디어 폭발의 역사
_ 홍순탁 회계사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조세재정팀장) 얼마 전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상속세 신고가 세간의 이슈가 되었다. 선친에게 받은 (주)LG 주식을 포함한 상속재산에 대해 약 9200억원의 상속세를 신고했는데, 이것이 종전 최고액의 5배에 이르는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LG그룹의 행보를 보면서, 그간의 수많은 편법 상속 수법이 주마등같이 스쳐갔다. CB, BW, 일감 몰아주기, 회사 분할·합병… 1990년대에는 신종 증권이 유행했다. 다들 주식, 채권밖에 모르던 시절에 삼성그룹은 차원이 다른 행보를 보이며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신종 증권을 활용해 상속의 기반을 닦았다. 삼성에버랜드가 헐값에 발행한 전환사채를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존 주주인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포기했고, 이재용..
2018.12.21 -
[한겨레21] 아픈 아이 손 잡는 법안이 떴다
아이가 아프면 모두가 아프다 연속 기획 3회. 함께 긷는 법 건강보험 흑자분 3%면 어린이 입원진료비 문제 해결 가능… 팔 걷고 나선 정의당, 엄마·아빠들의 눈물 닦아줄까 아이슬란드 99.2%, 네덜란드 98.7%, 스웨덴 98.3%, 체코 96.9%, 슬로바키아 95.1%, 폴란드 94.7%, 덴마크 94.4%, 노르웨이 94.2%, 에스토니아·프랑스 93%, 일본 90%.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OECD 가입국의 입원진료비 국가 보장 수준이다. OECD 평균은 85.8%. 한국은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치는 59.8%다. 100점과 1등을 좋아하는 나라지만 60점도 못 받았다. 큰 병에 걸린 사람이 의술이 없어서 사망하는 게 아니라, 치료비를 마련하느라 경제적·심리적 토대가 무너지..
2016.06.19 -
[한겨레21] 안철수가 버린 기초연금에 관한 진실
[2014.05.19 제1011호] [경제] ‘모든 노인 20만원 지급’에서 ‘70% 노인 차등지급’으로 후퇴한 기초연금법… 실체와 의미 따지지 않고 시작된 거대한 부실공사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여당이 제안한 기초연금법 개정안 수용 여부를 논의하려고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장으로 향하는 동안 회의장 들머리에서 국민연금바로세우기국민행동 등 시민단체 대표자들이 기초연금법안에 반대하는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지난 5월2일 기초연금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본회의 하루 전에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안철수 대표는 기초연금 정부안 통과에 협력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히며 말했다. “제가 책임지겠다. 정치적 결단으로 받아달라.” 안철..
2014.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