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복지] ‘빈곤 제로’를 위한 소득보장 대안

2022. 3. 16. 12:08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주장과 논평

오늘(16일), 복지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가 <2022 혁신복지> 이슈페이퍼 6호 “빈곤 제로를 위한 소득보장 대안”을 발간합니다. 내만복은 2022년 들어 “대한민국 혁신복지국가 플랜”을 의제별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보편주의 원리(1호), 조세개혁(2호), 보건의료(3호), 연금개혁(4호), 주거정책(5호), 소득보장(6호), 노동시장, 일자리, 통합돌봄, 노숙인, 장애인, 생활금융 등 여러 주제가 발간됩니다.

 

이슈페이퍼 6호는 우리사회가 추진할 소득보장 대안을 다룹니다. 현재 소득보장의 문제는 ‘사각지대’로 집약됩니다. 여기서 사각지대는 소득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배제’와 급여가 적절치 못한 ‘불충분’을 의미합니다. 이슈페이퍼는 20세 전통적 소득보장체제를 넘어서서 모두를 포괄하고 적절한 급여를 제공하는 21세기 혁신복지 소득보장체제를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이 대안 소득보장체계는 3층으로 구성됩니다. 기존 사회수당은 대상을 역할집단으로 확대하여 노동시장 밖 지역공동체 활동까지 지원하는 ‘역할집단 사회수당’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보험은 고용 지위가 아니라 소득을 기반으로 취업자를 포괄하는 ‘소득기반 사회보험’으로 전환하며, 사회부조는 인구 절반을 지원하는 ‘빈곤 제로’ 음소득세로 확장하는 <혁신적 3층 소득보장체제>입니다.

 

특히 이슈페이퍼는 저소득층 소득보장의 대안으로 복지확장형 음소득세를 강조합니다. 음소득세는 전체 가구 절반을 지원하는 사회임금으로서, 누구도 중위소득 50% 이상 소득을 확보하므로 ‘빈곤 제로’를 달성합니다. 필자인 오건호 정책위원장은 “음소득세가 시행되면 올해 기준 1인가구는 누구든 월 100만원 이상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이는 기존 빈곤계층에게 적용되던 보충성 원리를 넘어서는 소득보장의 혁신”이라고 강조합니다.

 

 

<보고서 요약>

 

□ 현재 소득보장 체계와 실태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득불평등은 시장에서 발생하는 1차분배의 결과와 시장소득 불평등을 개선하는 소득보장 2차분배의 결과로 형성된다. 1차분배 개선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구조에서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시장교섭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며, 국가를 통한 2차분배는 보통 복지, 즉 ‘소득보장’이 과제이다. 이 이슈페이퍼는 소득보장 대안을 다룬다.

 

□ 소득보장의 사각지대

 

현대 복지국가에서 소득보장은 사회부조, 사회보험, 사회수당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는 세 영역의 소득보장에서 모두 문제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사각지대’로 집약된다. 사각지대는 소득 지원이 절실함에도 제외되는 ‘배제’, 그리고 설령 지원을 받더라도 급여 수준이 낮은 ‘불충분’의 문제이다.

 

□ 소득보장과 실시간 소득파악

 

소득보장 대안에서 필수 조건이 실시간 소득파악이다. 실시간 소득파악은 정부의 세입, 복지 행정의 기본 인프라이면서 소득보장 대안을 설계하기 위한 토대이다. 한국은 비임금소득자의 소득파악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나라이다. 사업소득, 기타소득에 대한 원천징수가 자리잡고, 특히 신용카드 사용 등 전자거래 덕분으로 자영업자의 매출이 대부분 파악되고 있다. 소득파악을 위한 1차 자료가 있다면 이를 최종 사업소득으로 환산하는 과정은 행정적 뒷받침으로 가능할 수 있다.

 

□ 소득보장의 대안체계 구조

 

사회보험은 실시간 소득파악에 기초하여 ‘소득기반 사회보험’으로 전환한다.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불안정 취업자들이 대거 사회보험으로 포괄될 수 있다. 사회수당은 지금은 아동, 노인 등 연령집단에 한정되어 있으나, 지역사회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역할수당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저소득층 소득보장인 사회부조에서도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현행 생계급여를 혁신하는 ‘현행제도 혁신안’, 모든 시민에게 동일액을 지원하는 ‘보편적 기본소득’, 서울시 안심소득 등으로 소개되는 ‘음소득세(Negative Income Tax)’ 등 세가지 대안이 경합하고 있다.

 

□ 현행제도 혁신안: 생계급여 강화

 

현행 생계급여 급여수준을 중위소득 30%에서 40% 혹은 50%로 인상하고 대상 선정에서도 재산 기준을 대폭 완화한다. 이러면 대상도 크게 늘고 지원액도 높아질 것이다. 보통 상대적 빈곤을 중위소득 50% 기준으로 계산하니, 이 수준으로 생계급여가 오른다면 논리적으로 상대적 빈곤은 제로에 도달하게 된다. 반면 현행틀을 유지할 경우 저소득층 소득보장제도들이 모두 소득보장과 근로동기라는 두 목적을 지니게 되어 제도가 중첩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 보편적 소액기본소득: ‘모두의 것은 모두에게’

 

기본소득은 현재 여러 여건을 감안하여 월 10~30만원의 소액으로 제안된다. 기존 소득보장과 병존하는 ‘기본소득이 있는 복지국가’이다. 기본소득은 모든 시민에게 제공되어 사각지대를 남기지 않는 장점을 지니지만 낮은 재분배 효과가 논점이다. 경제적 수준을 따지지 않고 동일액을 지급하기에 조세기반의 현금복지에서 가장 재분배 효과가 작은 제도이다.

 

□ 음소득세: 국민 절반 지원하는 ‘빈곤 제로’ 소득보장

 

음소득세는 정부가 정한 일정 기준선을 정하고 시민의 소득인정액이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부족분의 일정액을 지원해주는 소득보장이다. 보통 보수적 소득보장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한국에서 친복지진영 일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수적 버전인 복지구조조정형과 비교하여 복지확장형 음소득세는 기존 소득보장에 비해 지원 대상이 넓고 수준도 높다.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를 지원하면 전체 가구 중 대략 절반이 국가로부터 소득지원을 받는 사회임금의 위상을 지닌다. 무소득자도 중위소득 50% 소득을 지원받으면 ‘빈곤 제로’를 달성한다. 또한 시장소득이 있는 사람도 음소득세를 더해 최종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니 저소득층 소득보장이 지닌 근로 동기 문제도 대응할 수 있다.

 

□ 음소득세를 둘러싼 논점

 

음소득세는 새로운 제도인만큼 점검할 논점이 많다. 논점은 대상 기준(가구 vs 개인), 근로동기 약화, 소득파악 형평성 등 세 가지로 집약된다. 지급대상의 경우 현재 하위계층 소득보장이 가구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음소득세를 시행한다면 지급 대상은 가구로 출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근로동기 여부는 아직 명확하게 답하기는 어렵지만 근로동기가 약화된다면 추가 소득 증가율을 상향하거나 근로장려금처럼 소득구간별로 탄력 증가율도 적용할 수 있다. 촘촘한 소득파악은 앞에서 보았듯이 한국에서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 소득보장 원리 전환: ‘보충성’에서 ‘지급률’로

 

현재 저소득층 소득보장 대안으로 논의되는 생계급여 강화, 보편적 기본소득, 음소득세가 모두 동일한 제도로 수렴될 수 있다. 생계급여에서 근로소득 50%를 소득인정액 계산에서 공제하고(소득공제율 50%), 기본소득에서 시장소득에 50% 소득세를 과세하며(과세율 50%), 음소득세에서 기준소득 100% 대비 부족액의 50%를 지급하면(지급률 50%), 세 제도는 정확히 동일한 소득보장이 된다.

 

이는 기준액 대비 “부족분의 전부”를 채워주는 ‘보충성 원리’에서 기준액을 대폭 상향하고 “부족분의 일정 비율”을 채워주는 ‘지급률 원리’로 소득보장 원리의 전환을 시사한다. 이를 통해 소득보장의 범위가 전체 가구 절반으로 확대되고, 누구든 자신의 시장소득과 음소득세를 합하여 중위소득 50% 이상 보장받기에 상대적 빈곤이 해소되며, 시장소득이 늘어나면 최종 가처분소득도 늘어나므로 근로동기 독려 효과도 기대된다.

 

□ 혁신적 3층 대안 소득보장체계

 

이제 20세 전통적 소득보장을 넘어서는 21세기 혁신복지 소득보장체계를 만들어 가자. 기존 사회수당은 대상을 역할집단으로 확대하여 노동시장 밖 지역공동체 활동까지 지원하는 ‘역할집단 사회수당’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보험은 고용 지위가 아니라 소득을 기반으로 취업자를 포괄하는 ‘소득기반 사회보험’으로 전환하며, 사회부조는 인구 절반을 지원하는 ‘빈곤 제로’ 음소득세로 확장하자. 이는 시장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구축할 수 있는 혁신적 3층 대안 소득보장체계이다.

 

이슈페이퍼6호(내만복)_소득보장2022031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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