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복지] 주거사다리에서 점유중립으로 주거정책 전환

2022. 2. 28. 12:20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주장과 논평

 

오늘(28일), 복지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가 <2022 혁신복지> 이슈페이퍼 5호 “자가촉진에서 임차지원으로 주거정책 전환”을 발간했습니다. 내만복은 2022년 들어 “대한민국 혁신복지국가 플랜”을 의제별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보편주의 원리(1호), 조세개혁(2호), 보건의료(3호), 연금개혁(4호), 주거정책(5호), 소득보장, 노동시장, 일자리, 통합돌봄, 노숙인, 장애인, 생활금융 등 여러 주제로 나누어 발간됩니다.

 

이슈페이퍼 5호는 정부의 주거정책의 전환을 제안합니다. 지금까지 주거정책은 세입자의 자가소유를 목표로 하는 ‘주거사다리’ 정책이었습니다. 이는 집을 구입할 수 있는 계층에게는 여러 혜택을 주지만, 임차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미약한 불균형 정책입니다. 실제 수십년간 자가소유를 추진했지만 여전히 자가보유율은 60% 내외에 정체되어 있어 자가소유 사다리정책의 효과는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자가를 소유하든 세입자로 살든 경제적으로 공평한 ‘점유중립’으로 가야합니다. 이슈페이퍼를 작성한 김기태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주거정책은 “저소득 월세가구와 주거취약계층을 주거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이에 모든 임대주택의 주거 질을 확립하고, 표준임대료를 추진하며, 현재 중위소득 46%에게 제공되는 주거급여를 중위소득 100% 계층까지 대폭 확대할 것을 제안합니다.

 

 

- 별첨자료

 

<요 약>

 

 

□ 정부는 자가소유를 최종목표로 하는 주거정책을 시행해 왔으나 자가 촉진 정책을 중심으로 한 주거 정책은 한계가 있음

 

⚪ 자가소유 촉진 기조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자가소유율과 자가점유율은 40년간 60% 내외로 큰 변화가 없었음

⚪ LTV와 DTI 규제는 상환능력이 검증된 가구에게만 주택을 구입하게 하는 긍정적 역할과 주택 수요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였으나 한편으로는 금융 레버리지를 통한 주택 구입 기회를 빼앗고, 자산을 축적한 부자들만 집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비판을 받음

⚪ 주택가격이 이미 과도하게 상승한 시점에서 주거사다리를 통한 자가소유를 강조하는 정책은 주택가격 상승의 동력이 되는 동시에 주택가격 상승을 동력으로 삼기도 한다는 한계가 있음. 또한 지원이 필요한 계층을 외면한다는 한계도 있음

 

□ 대출을 중심으로 한 현 주거정책은 주거 지원 혜택이 역진적으로 발생하고 월세 거주 가구는 정책적으로 소외되고 있음

 

⚪ 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구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음. 그러나 주거급여는 지원 대상이 협소하고 그 외 월세 지원은 실질적 주거비 지원 효과가 없음

⚪ 자가 구입 지원과 보증금대출 지원 정책은 상환 능력이 높아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클수록 혜택을 더 많이 받고,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작을수록 혜택을 더 작게 받는 역진성을 보임

 

□ 점유형태에 따라 차별적인 주거사다리 지원 정책에서 점유중립적(tenure-neutral)인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함

 

⚪ 점유중립은 “주거에 있어 소유와 임차 간 경제적으로 공평한 상태”, “정부의 주거정책에 있어 특별 보조금, 세금 감면, 특정 가구에 한정된 점유형태 등 차별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음

⚪ 정책적으로는 자가 소유를 촉진하기 위해 제공하는 대출이자 지원, 직접 대출, 세금 감면 등의 프로그램과 임차료 지원 및 보증금 지원, 세액공제와 같이 임차 가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간 편익이 크게 다르지 않아야 함.

⚪ 우리나라는 주거사다리의 중간 단계인 전세가 있어, 전세와 월세 간 중립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필요함. 주로 금리 변화와 전월세전환율에 따라 전세 가구의 부담과 월세 가구의 부담은 언제나 달라질 수 있는데, 정책은 이때 더 부담이 큰 점유형태를 지원하여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음

⚪ 비용뿐 아니라 점유형태별로 거주 안정성과 주거품질이 크게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는 주거환경에 대한 점유중립적 시각도 필요함. 법적으로 보장되는 거주기간이 짧고,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부담으로 적극적으로 임대인에게 수리를 요구하지 못하는 사례 등 임차가구에게는 주거권이 침해당하는 상황이 빈번함

 

□ ‘실수요자’가 아니라 저소득 월세가구와 주거취약계층을 주거 정책의 최우선 대상으로 설정해야 함

 

⚪ 실수요자는 ‘투기꾼’과 구분되는 주체로 주거사다리를 오를 정도의 자산과 소득이 있지만 투기로 인해 주택가격, 전세가가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대상임

⚪ 주택가격과 대출 규제를 고려했을 때 실수요자는 월 200만원에 가까운 원리금 상환액을 부담할 수 있는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 각자 월 300만원 이상의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맞벌이 가구 등으로 볼 수 있음

⚪ 실수요자가 어떻게 주택을 구매하게 할 것인가가 주택정책의 우선적 목표가 되면 주택 구매에 아예 접근하지 못하는 계층은 주거 정책에서 소홀히 다뤄질 가능성이 큼. 점유중립적 주거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대상은 시장에서 주택 구매 가능성이 있는 계층이 아니라 상대적인 주거비 부담이 크고, 주거사다리 지원 정책에서 주목받지 못한 저소득 월세 가구임

⚪ 구체적으로는 주거급여 소득기준선을 초과하지만 보증금대출을 실질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월세 가구로, 연소득 1,000~2,300만원의 최저임금 이하 노동에 처해있으면서 부모로부터 이전받을 자산이 거의 없는 계층은 현재 주거사다리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처해 있음

⚪ 쪽방·고시원 등 비주택이나 지하·옥탑과 같은 열악한 곳에 거주하는 주거빈곤 가구에 대해서는 개별 정책 단위 대책을 넘어서는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됨. 향후 10년 내 지하·옥탑 거주 종식이나 2030년까지 주거빈곤 가구 100만 미만으로 해소 등 시간계획을 제시하고,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음

 

□ 임대차시장 관리, 주거비 직접지원 강화 등 임차가구 지원을 중심으로 주거정책을 설계해야 함

 

⚪ 주거사다리 지원 대신 임차가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먼저 임대차시장에 대한 관리가 수반되어야 함. 이번 정부에서도 등록임대 제도를 시행하였지만 의무 시행이 아닌, 등록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었음. 임대료 인상 상한이나 임대기간 보장과 같은 제한과 무관하게 임대주택 사업에 대한 사업자등록은 의무화할 필요가 있음

⚪ 불량한 식품을 시장에서 팔 수 없듯, 위생에 대한 의무, 원산지표기 의무 등을 준수해야 하는 다른 업종처럼 불량한 주거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못하도록 주거 임대사업자에게 최소한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의무를 부과해야 함. 최저주거기준은 최소한의 주거수준인 만큼 강행규정으로 해서 이행하지 않을 시 임대금지, 개선명령을 할 수 있게 하는 조치가 필요함

⚪ 보증금이 월차임의 2~3개월 정도인 해외와 다르게 수십~수백배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사정상 보증금 보호를 위해 사용처를 제한하거나 보증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예치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함

⚪ 주거비를 직접 지원할 때 민간임대 시장의 임대료만 상승하고 주거환경은 보장되지 않는 문제도 바로잡아야 함.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모든 임대주택을 대상으로 지역별 표준임대료를 도입하는 것이지만, 공공의 주거지원을 받는 주택에 대해서만 먼저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 보증금 대출과 주거급여에서 저소득·불안정 노동 상태의 임차가구라는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도록 기금 대신 재정을 투입해 임차가구에 대한 주거비 직접 지원을 시행해야 함

⚪ 월세가구 지원은 최저임금선과 유사하게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함. 최저임금은 1인가구 기준중위소득의 100%와 유사한 수준으로 기준중위소득 45%~100%까지 주거급여 평균 지급액(15.7만원) 수준을 지원할 경우 2,326,538가구에 연간 총 4.38조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임

⚪ 그러나 주거급여 대상자와의 형평성, 전세대출의 주거비 지원효과를 고려해 소득이 기준중위소득의 45%에 가까울수록 약 15만원 정도를 지급하고, 기준중위소득의 100%에 가까울수록 지원금액이 줄어드는 것으로 가정하여 평균적으로 가구당 10만원 정도의 주거비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할 시 예산은 연간 약 2.79조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됨

⚪ 2022년 주거급여 예산은 약 2.18조원으로 신규 주거비 지원 예산을 더하면 주거비 직접지원 예산은 총 5조원 규모임. 이는 현재 수준의 주거급여 지급액을 기초로 산정한 것으로 향후 주거급여의 보장수준을 높이려는 노력뿐 아니라, 신규 주거비 지원도 그에 맞게 보장수준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함

⚪ 신규 주거비 지원을 기존 주거급여와는 별도로 운영할지, 기존 주거급여의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시행할지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함. 기존 주거급여 내에 포함할 시 다른 기초생활보장제도 내 급여 지급대상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나 주택조사와 같이 주거비 지원에 필요한 체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 첨부자료: 이슈페이퍼 파일.

 

이슈페이퍼5호(내만복)_주거정책2022022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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