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초장부터 베린 박근혜 정부, 복지공약 안 지키면 선거 다시해야...

2013. 2. 11. 19:20내만복 활동(아카이빙용)/주장과 논평

박근혜 정부가 출범도 하기전에 약속했던 복지공약들이 줄줄이 후퇴를 거듭하면서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설연휴 하루 전인 지난 2월 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있는 삼청동 금융연수원앞에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세상을바꾸는 사회복지사 등 복지국가 단체 회원들과 일하는 노인들 '노년 유니온' 어르신들이 모였다.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 이러한 설날 민심을 전하기 위해 많은 취재진들도 몰렸다.

이들은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기초연금에 이어 4대 중증질환 100% 국가보장 공약마저 사실상 폐기했다며 반발했다. 이러한 복지공약을 안지킨다면 지난 대선은 무효이며 선거를 다시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기자회견문>

▢ 박근혜 당선인 복지공약 성실 이행 요구 기자회견문 ▢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공약을 지켜라!

복지공약 바꾸려면 선거도 다시 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의 공약 수정 행보가 국민에게 혼란을 낳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역할은 유권자인 시민이 승인한 공약의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일이건만, 공공연하게 공약 수정이 자행되고 있다. 어떻게 아직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에 공약을 노골적으로 바꿀 수 있단 말인가? 시민의 기본 상식을 깨는 심각한 일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일부 노인에게만 지급되는 현행 기초노령연금과 달리 완전 보편연금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름도 ‘기초연금’으로 바꾸었다. 공약을 실현할 재정방안도 마련되어 있다고 공언했다. 이에 노인들이 박근혜정부에서 모두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을 것이라 기대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한 바람에 박근혜 당선인에게 투표한 노인도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그런데 지금 기초연금 공약을 어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현재 가입자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가져다 기초연금 재정으로 사용하겠다는 방안이 나오고, 이에 대해 비판이 거세지자 국민연금 수령자에게 기초연금을 감액하는 차등지급하는 방안이 또 나왔다.

  국민연금 수령자를 집단별로 나누어 기초연금을 차등지급하는 것은 노인 중에서 국민연금 수령자를 차별하는 일이다. 지금보다는 손해가 없겠다는 미봉책을 내놓았지만 그렇다고 형평성 문제가 해소되는 건 아니다. 아직도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러한 차별은 국민연금의 토대를 흔드는 일이며, 국민연금 가입 유인을 줄여 노후복지체제를 훼손하는 일이다.

  이번 기초연금 공약 수정으로 불이익을 받는 국민은 현재 노인들만이 아니다. 앞으로 국민연금을 받을 미래 수령자(현재 가입자)는 더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지금 노인들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짧은 탓에 국민연금 수령액이 많지 않다(평균 월 31만원). 그래서 기초연금의 일부라도 차등지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미래 국민연금 수령자는 지금 수령자보다 가입기간이 길기 때문에 국민연금액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 경우 대부분의 수령자는 자신의 국민연금에 포함된 균등급여 몫이 기초연금액(20만원)보다 높기 때문에 별도로 받는 기초연금 금액이 소액이거나 아예 없을 것이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미가입자인 저소득계층 노인에게만 지급되는 제도로 사실상 전락하게 된다. 모든 노인에게 지급해 보편연금을 만들겠다던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이 일부 계층에게만 지급되는 선별복지 방식의 공공부조로 변질되는 것이다. 이는 공약집에 있는 기초연금 내용을 완전히 뒤바꾸는 일이다.

  ‘4대 중증질환 국가책임’ 공약도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어제(6일) 인수위원회는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부담 공약에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가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것 역시 4대 중증질환만은 병원비 걱정에서 벗어나리라는 국민의 바람을 깨는 공약 변질이다.

  시민의 상식에서 이해하면, 4대 중증질환 병원비를 해소한다는 말은 당연히 환자 본인부담 병원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급여 진료비를 국민건강보험이 책임지겠다는 의미이다. 이미 암 질환과 희귀난치성 질환의 법정본인부담률은 현재도 5-10% 정도로 매우 낮다. 그럼에도 병원비 부담이 큰 이유는 비급여 진료비 때문이다. 현재 비급여 중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다. 간병료는 비급여 항목에도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이 3대 항목을 국가책임에서 제외한다면 4대 중증질환의 병원비 부담 해소도 공염불이 되고 만다. 애초 이 공약은 전체 중증질환 고액 진료 중 15%에 해당하는 4대 질환만 국가가 선별 책임지는 문제를 지닌 것이었는데, 이제 와서 이것마저도 지키지 않겠다니 어이가 없다.

  우리는 박근혜당선인이 대한민국 복지 확대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한 길은 약속대로 공약을 이행하는 일이다. 복지민심을 믿고 복지재정 확충에 나서라. 지하경제 양성화, 재정지출 개혁은 복지재정 조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재정조세 인프라 혁신을 위해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다. 재정조달 공약대로 지출개혁과 지하경제 양성화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동시에 이것만으로는 필요한 재정을 모두 조달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복지국가 꿈을 위해 시민들에게 증세를 제안하라. 모두가 소득에 따라 누진적으로 세금을 내는 건 공평사회, 복지국가를 이루는 근간이다.

  지금 박근혜 당선인에게는 두가지 길이 있다. 정공법은 정직하게 공약을 이행하는 길이다. 공약집에 명시한대로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라. 4대 중증질환부터 비급여 진료를 급여화해 병원비 부담을 해소하라. 이는 상식을 가진 시민들이 이해하는 공약 이행 작업이며 진정 복지민심과 소통하는 일이다.

  혹 계속 공약 수정을 강행할 것인가? 과거처럼 선거 공약이 거짓 공약으로 드러나도 시민이 이를 용인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국민들의 혼란과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복지공약을 바꾸겠다면 선거도 다시 해야 한다는 복지민심의 분노를 접하게 될 수도 있다. 

2013년 2월 7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년유니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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