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술값 내는 사람과 세금 내는 사람
이건범 |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 지금도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7년 전쯤에 난 몹시 어려웠다. 경영하던 회사가 나의 무모한 사업 확장 때문에 4년 동안 휘청거리다 결국 문을 닫고 쫄딱 망한 뒤였다. 창피하다고 일부러 숨어 지내지는 않았다. 사업에 망했다고 이런저런 모임에 나가지 않을 버릇하면 그 세계에서 매장당하니 일부러라도 나갔지만, 그보다는 친구가 필요해서 그랬다. 힘들거나 즐거웠던 기억을 함께 끄집어내어 나누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일만큼이나 삶의 활력소 노릇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친구가 필요하다. 자잘한 정보가 도움이 될 때도 있고, 위안을 받을 때도 있으며, 내가 여전히 그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임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제야 말하지만, 당시 어느 ..
2013.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