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문화와 세상] 언어도 인권이다
[문화와 세상]언어도 인권이다 이건범 | 작가 thistiger@naver.com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 1979년 어느 날, 영국 런던의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40대 초반의 여성이 탁자에 수북이 쌓아 올린 종이를 갈가리 찢어대는 특이한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지나가던 경찰관은 그들에게 해산하라고 경고하면서 100개의 단어로 구성된 수도경찰법을 읽어 내려갔다. 1839년에 만들어진 이 법은 난해한 법률 용어와 지나치게 복잡한 문장으로 악명이 높았다. 모여든 기자들에게 이 중년 여성은 그 문장들을 쉬운 영어로 번역해주다가 조롱하듯 경찰에게 물었다. “그 복잡하고 어려운 표현은 우리가 여기서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는 뜻인가요?” 경찰은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이 찢고 있던 종이는 몹시 어..
2013.03.10